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물까치떼

가루라 2020. 4. 23. 01:09

작년까지 무리지어 날아와도 고작 예닐곱마리 정도였던 물까치

올 들어 갑자기 60~70마리의 큰 무리가 되어 나타났다.

매일 해 질 녘 집 근처의 아카시나무에 앉아

시끄럽게 점호를 취하고는 일제히 날아오른다.

 

<물까치>

척삭동물 참새목 까마귀과의 한국 텃새

학   명 : Cyanopica cyana Pallas

분포지 : 한국, 아시아 동부, 일본, 중국, 유럽

서식지 : 산기슭, 숲

영   명 : Azure-Winged Magpie

까마귓과의 한국 텃새인 물까치는

까마귀처럼 집단생활을 하고

공동육아를 한다.

갓태어난 새끼가 부모의 변고로 육추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삼촌, 이모, 형, 누나새가 먹이를 물어다 주어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집단의식이 강해 천적으로부터 공격을 받으면

집단으로 이를 방어한다.

몇년전 어느 대학교 캠퍼스에서

육추(育雛)중이던 물까치들이

둥지 근처를 지나가는 학생들을 공격하는 일이 있었다.

사람조차 서슴치 않고 공격하는 것은

모성애가 강하기도 하지만

무리에 대한 믿음이 강해서가 아닐까?

까치처럼 머리가 까만데

털의 색깔이 푸른색이 도는 회색이어서

물가에 사는 새도 아닌 데 물까치라고 부른다.

까치도 극성스러운 새지만

더 큰 무리를 이루는 물까치는 더한 것 같다.

어린시절을 시골에서 보냈지만

당시에는 물까치를 구경도 못했다.

겨울이면 하늘을 온통 새까맣게 뒤덮는 까마귀만 지겹도록 봤을 뿐.

몇년 전까지 까치들이 무리를 이루던 우리 동네.

최근 물까치의 개체수가 증가하면서 까치의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었고

심지어 집주변 아카시나무에 있었던 까치의 둥지조차 사라졌다.

전기줄에 무리지어 떼로 앉은 참새나 까마귀는 보았지만

이렇게 줄지어 앉아 있는 물까치떼는 생전에 처음 보았다.

최근 전국적으로 물까치의 개체수 증가에 따라

과수농가가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머리까지 좋은 물까치는 포획틀로도 감당이 안된다고 한다.

동물 세계에서는 머리좋고 집단의식이 강한 것들만

끝까지 살아남을 것인가?

인간세상도 머리좋은 인텔리들이 집단을 이루어

자신들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거대한 이익집단화 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자연계의 물까치들처럼

인간세상의 물까치 패거리들도 개체수 조절을 할 수 있는 묘안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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