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금성을 위한 '영광의 밤'

가루라 2020. 4. 8. 23:14

2020년 4월 4일

해가 진 후 서쪽 하늘이 유난히 밝았다.

옛부터 천문을 보고 국가늬 환난을 점쳤던 선조들이 생각난다.

평상시에 보던 샛별이 아니다.

초저녁을 밝히는 금성은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가까이 있는 까닭에

늘 가장 밝은 빛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별이다.

그러나 이 날의 금성은 밝아도 너무 밝았다.

옛날 어른들은 이웃에 사람이 죽으면

대룻불이 하늘로 올라간다 했다.

그 대룻불을 묘사할 때

호랑이 눈처럼 큼직하다고 말씀하셨었다.

그렇게 크고 밝은 금성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자료를 찾아 보니

올초 천문학자들이 예고한 금성을 위한 '영광의 밤'이 나타난 것이었다.

2012년도에도 이런 현상이 있었다고 하는데

8년을 주기로 나타나는 것을 몰랐었나 보다.

개밥바라기인 금성이 플레이아데스성단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가장 높은 고도에서 빛나는데

그 발기가 -4.5로 거의 전조등을 보는 것 같을 거란다.

2017년도에는 달과 화성과 금성이 일렬로 줄을 서는

기이한 현상을 보고 놀랐었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천체의 우주쇼에

옛사람들은 나라에 변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하곤 했었다.

이런 현상이 코로나19의 출현고 맞닿아 있는 것일까?

8년 주기로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니 다행이다.

코로나19는 올 한해로 끝날 테니

굳이 우주쇼와 연관지어 우울함을 계속 끌고 갈 수는 없다.

8년 후의 "금성을 위한 영광의 밤"은 

천체망원경으로 손자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일흔 중반의 노인이 되었을 터이지만

그래도 하늘을 우러러 한줌 부끄럼이 없는 노인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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