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세송이 수선화

가루라 2020. 4. 25. 23:50

6년전 고향집에서 가져다 심은 수선화

가져온 첫해를 제외하고는 그동안 꽃도 잘 피우지 않았다.

그나마 작년에 단 한송이의 꽃을 피웠지만

고향 떠난 외로움을 그런 몸짓으로 보여주었나 싶다.

텅빈 고향집 뒷마당에는

올해도 수선화 가득 피었다는데...



<수선화>

외떡잎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Narcissus tazetta var. chinensis

원산지 : 지중해연안

분포지 : 유럽 지중해, 중국, 일본, 아프리카

꽃   말 : 신비, 자존심, 고결, 자기주의

이   명 : 설중화, 수선

효   용 : 생즙을 갈아 부스럼 치료에 쓰고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하는데 쓴다.

           비늘줄기는 거담, 백일해 등에 약용한다.

이제야 비로소 제2의 고향을 찾은 걸까?

그리 춥지 않았던 지난 겨울

마치 고향집에 온듯함을 느꼈었나 보다.

올해 처음으로 세송이의 꽃을 피운 걸 보니.

일곱송이 수선화가 아닌들 어떠하랴?

일달러짜리 지폐 한장 없어도

수천송이의 수선화가 핀 아침을 보여드리며

키스와 함께 일곱송이 수선화를 바치지는 못해도

아름다운 레이스를 활짝 펼친 수선화 세송이

그 아름다움엔 차이가 없으니.

노지월동으로 싹을 티우고

꽃을 성대하게 피우기에는

고향 떠난 아픔 너무 컸을까

이파리 이리 무성하게 자랐어도.

지난 겨울 떨어진 감나무잎을

쓸어버리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언 땅에 이불을 덮어주듯

적정 습도와 지면의 온도가 유지되었으면 해서.

그나마 그 덕분에 단 세송이라도

꽃을 피웠다면

올해는 상사화도 볼 수 있을까?

수선화를 시샘하듯

상사화 이파리도 싱싱하게 잘 자란다.

내년 봄에는 일곱송이 수선화가

선물로 마당에 오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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