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키우기

딸기키우기

<딸기>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Fragaria x ananassa Duchesne

원산지 : 북반구 온대지역

분포지 : 전 세계에 작물로 재배

효   용 : 열매를 식용하거나 쨈으로 먹는다.

손자들이 우리집을 찾아왔을 때

기억에 남을 꺼리를 위해 몇가지 농작물 모종을 샀다.

딸기도 그 중의 하나다.

마당에서 빨갛게 익은 딸기를 하나씩 따먹는 상상만해도

집사람과 나는 자연스럽게 얼굴에 미소가 피어 오른다.

다행하게도 딸기는 꽃을 계속 피우고

실한 열매도 주렁주렁 달렸다.

달리는 갯수만큼

손자들의 손과 입도 바빠질 것이고

그럴 때마다 우리 부부의 웃는 횟수도 늘어날 것이다.

아이들 둘이 다 출가한 후로

집사람과 단둘이 있을 때는 웃을 일이 별로 없다.

그렇다고 대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건조하고 메마른 일상적인 대화가 오갈 뿐이다.

그런만큼 손자들의 방문은 우리 부부의 삶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그러니 손자들이 좋아할만한 것들을 찾는 것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다.

매일처럼 딸기가 잘 익고 있는지 확인차 마당에 나갔다가

손자들이 아니라 새들 좋은 일만 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마당을 오가는 직박구리들.

우리 부부보다 더 빨리 딸기가 익는 시기를 알아서

완전히 빨갛게 익으면 따려던 우리 생각을 무참히 짓밟아버렸다.

붉은기가 표면을 덮기만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무참하게 파먹곤 했다.

결국 손자들 입으로 들어간 딸기는 하나도 없고

직박구리들만 호사하는 딸기키우기가 되고 말았다.

작년에는 블루베리를 헌납하고

올해는 딸기를 진상하고

우리집 마당의 직박구리가 상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