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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꾹나리

가루라 2020. 9. 23. 00:35

#뻐꾹나리

<뻐꾹나리>

외떡잎식물 백함목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Tricyrtis macropoda Miquel.

원산지 : 한국 특산종

분포지 : 한국 중부이남, 아시아

서식지 : 산기슭

꽃   말 : 영원히 당신의 것

영   명 : Speckled Toadlily

효   용 : 관상용,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이   명 : 뻑꾹나리

십년전 솔나리와 함께 사서 심었던 뻐꾹나리.

그 사이 솔나리는 마당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채 사라져버리고

이 아이는 제법 개체수가 늘어서

지인들에게 분양을 해줄 정도가 되었다.

알록달록한 꽃 무늬가 뻐꾸기의 목덜미 깃을 닮았다고

뻐꾹나리라 부른다나.

한국특산종이니 한국 이름이 전세계에 통용되는 이름일 터.

뻐꾸기가 가진 이중적 의미가 외국에도 있으려나?

김우남의 소설 "뻐꾸기 날리다."

켄 키지(Ken Kesey)의 소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 간 새" 등

뻐꾸기는 소설에도, 동화에도, 시에도, 심지어 시계에도 차용이 된다.

뻐꾸기의 의지와 다르게 그 때마다 조금은 다른 의미로 쓰이지만.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에 탁란하는 뻐꾸기의 교활한 유전자를 생각하면

우리가 뻐꾸기라는 이름에 덧씌우는 그림은 거의 정해진 것이다.

자신보다 덩치가 훨씬 작은 붉은머리오목눈이 어미가 물어다주는 작은 먹이를

오목눈이의 새끼들과 나누어 먹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뻐꾸기 새끼.

결국 오목눈이의 친자식들을 둥지에서 밀어내고

혼자서 먹이를 독식하는 독특한 생존전략을 가진 뻐꾸기.

정작 뻐꾸기 어미는 포란은 물론 어떤 육추행위도 하지 아니하고

오죽 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를 맴돌며 뻐꾸기만 날린다.

'뻐꾹 뻐꾹(너는 뻐꾸기다. 네가 니 애미다.)'

교활하기 짝이 없는 뻐꾸기의 생존전략을 생각하면

이 꽃에 뻐꾹나리라는 이름은 전혀 어울리지가 않는다.

달시 생각해 보면 사회적 적응을 위한 페르소나인지도 모르겠다.

꽃이나 곤충들도 생존을 위해 특별한 방향으로 진화해 왔으니

생존을 위한 가면을 쓰는 것은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위해 여러 개의 페르소나를 쓰는 것이나

다를 바 없지 않겠는가?

마치 물속으로 자맥질하는 꼴뚜기 형상을 한

뻐꾹나리의 꽃 구조를 보면 더욱 더 그렇다.

꿀샘은 수술이나 암술과 거리가 꽤 멀리 떨어져 있고

긴 빨대를 가진 나비나 박각시나방같은 곤충이 아니면

뻐꾹나리에게서 꿀을 얻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덩치는 크지만 빨대가 짧은 호박벌이 자주 찾는 것을 보면

호박벌을 유인하는 가면이나 페로몬을 가지지 않았나 싶다.

꿀은 따지도 못하면서

꽃 위에서 뭉기적 대다가 화수분만 시켜주고 떠나는 호박벌.

어쩌면 무늬만 뻐꾸기인 것이 아니라

교활함도 뻐꾸기와 같은 지도 모르겠다.

설사 그런 교활한 생존전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키가 작고

세력을 급진적으로 늘리지도 않으면서

꽃이 그런대로 귀여운 뻐꾹나리가 좋다.

코로나로 어지러웠던 올 오월에도

밤 늦도록 뻐꾸기가 울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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