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큰부리까마귀

가루라 2020. 11. 27. 00:50

#큰부리까마귀

<큰부리까마귀>

척삭동물 참새목 까마귀과의 새

학   명 : Corvus macrorhynchos Wagler, 1827

분포지 :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인도, 필리핀

서식지 : 농촌, 도시, 산지, 바닷가 인근 숲

이   명 : 가마리, 가막귀, 효조(孝鳥), 오아(烏鴉), 오(烏), 자오(慈烏), 자아(慈鴉), 한아(寒鴉), 노아(老鴉)

영   명 : Jungle  Crow

어제 TV뉴스에 수원시에 고민거리를 안겨주는

까마귀 떼 문제가 보도되었다.

어린 시절 겨울이면

하늘과 들판을 새까맣게 뒤덮은 까마귀 떼를 보고 자랐었다.

수천마리가 떼로 몰려다니며 지르는 소리는

얼마나 시끄러웠던지 평생 잊혀지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까마귀는 겨울 철새로만 알았었다.

게다가 추운 날씨에 추워하는 기색을 보이면

까마귀가 들판에 새까맣게 얼어 죽었다거나

시켰던 일을 깜빡하고 안하면

까마귀고기를 먹었느냐 핀잔을 주는 어른들 때문에도

까마귀는 기분 나쁘고 싫은 새였다.

성인이 되어 시작된 도시생활 중에

도심 속 야산이나 공원에서 심심치 않게 만나는 까마귀.

겨울 철새가 텃새화된 것으로만 여겼는데

어린 시절 떼로 만났던 까마귀와는 다른 종이다.

요즈음 울산 태화강변이나 수원 도심에 떼로 몰려다니는 것은

겨울철새인 어린 시절의 그 떼까마귀다.

지구 상에 서식하는 까마귀 100여종 중

우리나라에서는 8종을 볼 수 있단다.

사시사철 도심 속에서 만나는 텃새인 까마귀는

대부분 큰부리까마귀이거나

그 보다는 드물지만 까마귀도 볼 수 있다.

외관 상 거의 같은 모양인 둘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름처럼 체구가 약간 더 큰 큰부리까마귀는

부리도 크고 두껍고 부리 윗부분이 많이 굽어 있다.

인왕산에서 만난 욘석들을 큰부리까마귀로 동정한다.

독수리와 함께 청소새로 알려져 있는 까마귀는

인류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 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의 신화 속에도 등장하는 까마귀는

재수없는 새로 보는 오늘날의 현실과 다르게

지혜의 상징이었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세 발 달린 삼족오(三足烏)로 형상화 되어

신령스러운 새로 등장한다.

때로는 공포영화에서

악령의 전달자로 표현되는 이중성이 있지만

이중성을 보일만큼 역으로 영리하다는 게 아닐까?

훈련받은 까마귀의 지능수준은 6~7세 어린이 정도란다.

먹이 활동을 하는데 도구를 이용하는 영장류

원숭이가 있다면 이해하지만

새대가리라고 또는 까마귀고기를 먹었느냐 놀리는 까마귀가

도구를 이용하여 먹이를 습득하는 놀라운 영상들은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삼단계 절차를 거쳐 도구를 습득하여

부리 보다 깊이 들어 있는 먹이를 꺼내 먹거나

횡단보도 위 전기줄에서 호두를 떨어뜨려

자동차 바퀴가 깨뜨려 놓은 호두 속을

횡단보도 녹색 신호에 꺼내 먹는 까마귀까지.

게다가 앵무새처럼 사람의 기침소리나

개 짖는 소리까지 흉내내는 까마귀까지.

습득된 정보를 활용하는 복합적 지능까지 보여준다.

그래서 지혜의 상징이자

악마의 심부름꾼으로 포장되기도 하나 보다.

사진으로 담는 나를 보며

새대가리라 놀리지 마라 시위하는듯

주위를 맴돈다.

어제 뉴스에 등장했던 수원의 까마귀떼는

배설물 테러로 현상금까지 걸렸는데

까마귀에 버금가게 개체수가 늘어난

물까치 떼도 요즈음 우리 동네의 골치거리다.

까마귀가 아무리 지혜롭다 해도

까마귀 노는 데

백로야 가지 말라던 옛 선현들의 말처럼

까마귀들 노는 시끄러운 세상에는

가지 않았노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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