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북한산 바위종다리

가루라 2020. 4. 23. 23:02

북한산 대성문에서 대남문 가는 길

성벽틈 절벽 dnl에서 처음 만난 바위종다리

약 18cm 정도의 작은 체구에도

왠지 무겁고 단단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잿빛이 도는 검정색과

진한 갈색 깃털 때문일까 ?



<바위종다리>

척삭동물 참새목 바위종다리과의 조류

학   명 : Prunella collaris (Scopoli. 1769)

서식지 : 산지 너덜경, 높은 산지 풀밭, 높은 산지의 바위틈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우수리, 몽골

영   명 : Alpine Accentor

먹   이 : 곤충, 풀씨

부리로 나뭇잎을 물어 젖히며 조용히 풀씨나 벌레를 찾아 먹다가

귀에 거슬리는 셔터소리에 놀란듯

반짝이는 까만 눈으로 경계의 자세를 보인다.

한쪽은 거의 천길 낭떠러지나 다름없는 곳이니

너 같은 인간이 쫓아와 본들 뭘 어찌하겠느냐 싶었던지

아무렇지도 않게 먹이활동을 계속한다.

바라보는 인간도 자존심이 있지

끝까지 연사로 셧터소리를 내어보지만

불과 2~3미터 앞에 있는 나를

철저히 무시하는듯한 바위종다리의 여유로운 몸짓.

내가 손들었다.

인터넷으로 조회를 해보니

바위산인 수락산에도 쉽게 볼 수 있나 보다.

한국에서는 드물게 볼 수 있는 겨울새이자 나그네새로

12월~4월에나 볼 수 있단다.

어디선가 빠져버린 물병을 찾아 그 장소로 되돌아 갔는데도

여전히 그 곳에 머물러 있는 바위종다리.

혼자있는 걸로 보아 암컷인지 수컷인지 알 수 없다.

불암산 정상 바위틈에는

작은 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는데...

그래도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아서인지

바위종다리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특별한 전략을 선택한다.

일부다체제를 택해서 수정율을 높이고

어른새들이 공동육아를 해서 생존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데서나 쉽게 볼 수 없는 것으로 보면

생존율이 그리 높지는 않은가 보다.

한참을 지켜보는데도

지켜보는 내내 단 한차례도 날지는 않고

종종종 뛰어다니기만 한다.

고개 숙이고 있을 때 전면에서 보면

바위와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 보호색을 가졌다는 자만심인가?

뒤돌아 앉은 모습도 겨울산에 어울리는 보호색이다.

검은 날개에는 불규칙한 두 줄의 가는 흰색 띠가 있다.

검은 부리 안쪽의 노랑색은 귀엽게 보이지만

표범무늬같은 멱의 검은 무늬는 다분히 위압적이다. 

산사람들이 작은 새를 내외하듯

산새들도 인간을 무시하며 공존하는 산.

그런 건강한 자연이 유지되는 한

산을 찾는 사람들의 시선도 다양하게 분산시킬 것이다.

주위 사물이나 풍경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정상을 정복하거나 인증만을 위해

무리하게 산을 오르내리기만 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지 않을까?

통통거리며 걷는 바위종다리의 발걸음처럼

돌아오는 내발걸음도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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