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어린 손자와 함께 찾았던 평화누리공원.
사진 촬영 명소로 널리 알려진 곳인데
알고보니 아이들 어릴 때
두어차례 데리고 갔었던 임진각이다.
그 사이 99만㎡의 광활한 평화누리공원이
2005년도에 조성되었다니
어쩌면 20년도 넘은 세월만에 다시 찾았지 싶다.
코로나 위기 중임에도
휴일을 맞아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하다.
주차장 규모가 엄청 넓은데도 가득찰 만큼
코로나로 인한 방콕이 모두를 답답하게 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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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히 주차를 하고
낮은 구릉지에 올라 보니
탁트인 시야에 광활한 분지형 잔디광장이 짠~~~
답답했던 속이 다 뻥 뚫리는듯 하다.
코로나로 인한 행동의 제약 속에
육아에 지친 딸이
여기를 가자고 했던 이유를 알듯하다.
연인들 끼리 온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이 가족단위 방문객이다.
어린 아이들을 동반한 많은 가족들.
사람들은 거의 바람의 언덕에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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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언덕에 설치된 수 많은 바람개비와
이스터섬의 모아이석상을 닮은
거대한 철골 조각상이 상징인
바람의 언덕.
제각기 추억을 남기기 위한 사진찍기에 열심이다.
아이와 함께, 부모님과 함께, 연인들끼리.
탁 트인 넓은 공간임에도
스스로와 이웃을 위해
다들 마스크를 철저히 착용하고 있다.
통일을 염원하는 바램을 담은 듯한
바람개비 설치미술처럼
코로나가 하루 속히 사라지기를 바라는 염원으로
마스크를 쓰고 바람의 언덕을 돌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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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상은 망향의 꿈을 그리듯
북을 향해 서 있다.
평화누리공원에 설치된 많은 조각들과
바람개비의 의미를 찾아 볼 생각도 할 수 없는
어린 손자와 함께 하는 나들이.
오랜만에 넓은 공간을 만난 어린 손자.
그동안 억눌렀던 에너지를 발산하듯
연을 쫓아 여기저기로 뜀박질을 뛴다.
넘어질까 뒤쫓는 나는 구경은 뒷전이다.
조금 큰 아이들을 대동한 부모들은
다들 연날리기에 열중이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이 곳을 연날리기의 성지로 여기겠다.
손자에게는 비눗방울발생기를 들려주었지만
조금 더 크면 이 아이 손에도
연을 날리는 자세가 들려 있을 것이다.
마치 내 어린시절
대나무살을 깎아 직접 만든 방패연을
논두렁에서 날렸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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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 하늘 높이 잘 날 수 있도록
머릿살을 얼마만큼 구부러지게 활벌이줄을 매야 하는지,
머릿줄(목줄)은 얼마만큼의 길이로 매야 하는지,
어린 내게는 어려운 숙제였었다.
그러나 공장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연을 판매하는 요즈음.
전통적인 방패연이나 가오리연보다는
새 모양이 훨씬 인기인 것 같다.
하늘 높이 잘 나는 상품때문에
전통 연 만드는 법은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연날리기만은 계속될 것이다.
아빠와 함께 연을 날렸던 아이들은
또 자신의 자녀들과 그 추억을 공유할 것이니...
오후 늦게 도착했던 탓에
주변을 둘러 볼 엄두도 내지 못하고
벌써 해가 저문다.
곤돌라를 타고
임진강을 건너 민통선에 가볼 수도 있었지만
탑승 마감시간이 지나버려 너무 아쉽다.
대신 임진각 전망대에 올라 본다.
예전처럼.
저무는 자유의 다리와
드넓은 평화누리공원을 조망해 본다.
총탄 자국 가득한 기관차는
20여년 전처럼 그대로 서 있는데
당시 아이였던 내 딸은
자신을 닮은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
그 때의 기억을 새롭게 떠올린다.
아, 내 아버지의 세월처럼
나의 세월도 그렇게 흘러 가는 것.
남북을 관통하며 흐르는 임진강물이
막힘없이 흐르듯 나이 들어 간다.
손자를 바라보는 나의 눈에
내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님의 얼굴이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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