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벚꽃
차로 지나다니며 보았던 불광천변 벚꽃.
뒤늦게 벚꽃을 보러 나섰다.
이미 절정을 지나 끝물에 다다른 벚꽃.
올해는 일시에 피었다가
일시에 지는 기이한 현상으로
벚꽃 엔딩도 빨라졌나 보다.
2014년도에 도심생태하천으로 복원되기 시작했던 불광천.
물고기들이 떼죽음 되었던 썩은 내 나던 하천이
물속의 물고기들까지 선명하게 보일만큼
깨끗한 하천으로 되살아났다.
하천 정비와 함께
천변에 산책로와 운동시설, 광장, 생태관람로, 징검다리
그리고 쉼터들을 조성하고
제방로를 따라 벚나무들을 심은 것 같다.
잘 정비된 불광천을 따라 늘어선 벚나무들.
아직은 키가 크지 않은 어린 나무들이어서
벚나무 숲길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서울 시내 벚꽃 명소라 할 수 있는
여의도 윤중로, 석촌호수, 북서울의 숲, 안산 생태공원,
그리고 안양천 제방길, 중랑천 제방길, 경의선 숲길 등
오래된 벚나무 숲길에 비해
아직은 빽빽하지 않은 젊고 발랄한 느낌이랄까!
그래도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봄날의 불광천변 산책은
벚꽃 감상과 함께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힐링의 명소로 여겨질 것 같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나 젊은 아베크족보다는
나이 든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아직은 서울 전체의 명소라기보다는
주로 지역 주민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보인다.
북한산에서 발원한 불광천의 복개구간이 끝나는
응암역 인근에서 시작되는 벚나무는
하류로 갈수록 수령이 짧은 작은 나무들로 바뀌어
벚꽃길 조성의 연원을 짐작하게 한다.
그래도 지하철 6호선 응암역, 새절역, 증산역
그리고 불광천 끝 지점인 월드컵경기장역과 맞닿아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이제 시간이 명소를 만들어줄 것이다.
떨어진 꽃잎들은 지면을 덮었어도
여전히 가지를 볼 수 없을 만큼
빽빽하게 피어 있는 벚꽃.
하루 이틀 사이에 지는 것이 아니라
코비드 19 속에서 끝물이라도
벚꽃을 즐길 수 있는 혼자만의 여유를 갖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 줄 모르겠다.
봄바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세찬 바람 속에 꽃잎은 속절없이 날리고
그렇게 또 한 해 봄날은 간다.
응암3교 근처에 다다르면
벚나무들은 거의 어린 나무들로 채워져 있다.
불광천의 벚나무들이
하늘을 덮을 만큼 크게 자란 광경을 보려면
몇 년을 더 살아야 할까?
지팡에 의지해서도 불광천 벚꽃길을 걷는
노인에게서 희망을 찾아본다.
살아있는 생태하천으로 만들어주는
물고기와 새들도 불광천의 명물이 될 것이다.
불광천이 서울의 또다른 벚꽃 명소가 될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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