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봄 전북 무주 장구목에서 몇포기 캐다가
마당 한쪽에 심었던 취나물이
군락을 이루며 꽃을 피웠습니다.
다른 꽃들이 다 지고 난 11월의 스산한 마당을 가득 메우며
키 큰 놈은 큰 놈대로
키 작은 놈은 작은 놈대로
사이 좋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
아무래도 큰 애에 비해 좀 부족한 듯 싶은 작은 애에게 소홀했던
저에게
자식이 주는 의미는
부모의 충만된 삶의 결정체 그 자체이지
잘난 자식, 조금 더 못난 자식을
가릴 것은 아니라고
마당을 휘감아 도는 가을 바람에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