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안좌도의 김환기고택을 둘러 본 후

점심으로 장어탕을 먹기 위해 찾았던 읍동선착장 안좌여객선터미널

천사대교의 개통으로 인해

배편을 이용한 섬으로의 이동이 줄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래도 항차는 줄었어도 여전히 배는 운항하나 봅니다.

갯뻘에 갇힌 어선 

안좌여객선터미널 상징물?

목포북항에서 암태도, 안좌도, 비금도, 도초도를 왕복하는 도초카페리

아직 연륙교가 놓이지 않은 비금도와 도초도는

이 바닷길로 살아가는 것이지요.

팔금도와 안좌도를 연결하는 짧은 신안1교처럼

가까운 섬들을 연륙교로 연결하는 신안군의 사업이 완결되면

관내 대부분의 섬들을 차로 돌아볼 수 있게 되겠지요.

비금도와 도초도 그리고 하의도와 상태도도

이미 그렇게 연결 되었지요.

섬과 섬을 잇는 교량은

물리적 연결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갯바위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유휴공간에 만들어진 그라운드골프(파크골프?)를 즐기는 사람에게도

지리적 연결은 개인의 문화적 혜택의 폭을 넓혀주는 의미도 지닙니다.

선착장의 낚시객

안좌도 그라운드골프장

읍동선착장을 한바퀴 둘러보고 나니

입구의 옥외테이블까지 가득했던 손님들이 많이 빠져나갔습니다.

읍동선착장 입구의 사계절식당의 장어탕맛을 이제 봐야겠습니다.

입구에 붙여진 가격이 표시된 메뉴판

생각 같아서는 어린시절 자주 먹었던 조기탕 맛도 보고 싶지만

동생네 추천에 따라 장어탕을 시켰습니다.

조기매운탕은 요리를 잘못하면 비린내가 나서

서울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어렵지요.

그래서 모처럼 맛보고 싶어지만 아쉬움을 뒤로 미룹니다.

장어탕 

메뉴판 

어린시절 어머님께서 해주셨던 장어탕은

뼈를 발리고 살코기를 갈아서 국을 끓인 것이었지요.

그 맛을 못잊어 장어탕을 시켰었는데

장어가 통째로 들어 있습니다.

뼈는 이미 발려진 것이고 국물도 장어를 갈아 넣은 것처럼 걸쭉하네요.

깔끔한 밑반찬에 먹는 맛있는 장어탕.

입맛이 꽤 까다로운 동생도 맛있게 먹는 걸 보니

오늘의 선택이 탁월했습니다.

주인도 친절하고 안좌도의 맛집으로 추천할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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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樹話) 김환기(金煥基:1913~1974) 화백의 생가터를 다녀 왔습니다.

가까이 있는 환기미술관 앞을 수차례 지나쳤었지만

그의 작품을 접할 일이 별로 없어서

그가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김환기 화백의 1971년도 작품 '우주'가

최근 홍콩의 경매에서무려 132억원에 낙찰되어

한국 미술 작품 경매사상 최고액을 기록했다고 보도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 세계가 궁금해집니다.

김환기는 박수근, 이중섭, 유영국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서양화가로 손꼽히지요.

일본 유학 후 주로 이곳에서 기거하며 작품활동을 했다네요.

전남 신안군 안좌면 읍동리 955번지에 있는 화가의 고택은

북쪽의 작은 마을 뒷동산을 배경으로

양지바른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의 부친이 두만강을 이용해 백두산의 원목 홍솔을 가져다가

1920년대에 이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조선시대 세도가의 아흔아홉칸 한옥 같은 고대광실은 아니고

어린시절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한옥 정도 수준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집이 더 친근감이 드나 봅니다.

1992년 전라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가

2007년 국가지정 중요민속문화재 제251호로 관리주체가 상승했습니다.

그렇다고 건축물로써의 기술적 가치가 인정되었다고 보기에는 좀 그렇고

이 고장이 낳은 대표적인 한국의 서양화가의 생가로서

문화사적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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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쪽에서 담은 고택

우측면에서 담은 고택

뒷쪽에서 담은 고택

날씨가 추운 중북부지방과 달리

남부지방의 집들은 ㅡ자형 또는 ㄱ자형이 많습니다.

지붕은 팔작지붕에 호두각형태로 올렸고

사각 주춧돌 위에 사각기둥을 세운 납도리집 형식이네요.

1920년대에 지었으니 고택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죠.

행랑채나 사랑채가 없이

덩그마니 세워진 솟을대문이 특이하네요.

따뜻한 남쪽나라가 확실히 맞네요.

밑둥 굵기가 제법 굵은 송악이 감나무를 타고 오르고 있고

팔손이나무도 꽃이 한창입니다.

게다가 우리집 마당에서는 사라져버린 덩이괭이밥이

핑크색과 흰색의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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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

팔손이나무

덩이괭이밥(핑크색, 백색)

진도의 운림산방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차분하고 고즈넉한 섬마을에서

김환기화백은 어떻게 그런 추상화를 구상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주변의 풍경으로부터 그런 모티브를 얻을 수 있는 환경도 아닌데

캔버스를 철저히 마음으로 채워 넣은 그의 작품세계는

평범한 고택과 달리 어렵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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