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지 않으면 꽃을 볼 수 없는 식물

화려함도 없고 꽃잎으로 생각될만한 것도 볼 수 없어서

흔히 모르고 지나치는 풀.

요즈음 건조한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가는잎그늘사초 꽃이다.

엽신이 0.5~1.5mm로 실처럼 가늘고 길다.

그래서 때로는 지나치는 산객들이

엽신을 댕기머리처럼 땋아놓기도 한다.

다른 이름으로 산거울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정확한 의미는 사람의 은밀한 거기의 털을 의미하는 산거웃이란다.

입에 올리기 민망한 사람들이

산거울이라 부르면서

뜬금없는 산 속의 거울이 탄생한 것이다.

 

<가는잎그늘사초>

외떡잎식물 사초목 사초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Carex humilis var. nana (H.lev. & Vaniot) Ohwi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만주, 우수리, 다후리아

서식지 : 바위 겉 얇은 흙이나 언덕 같은 건조지

이   명 : 산거울

사초과 식물도 가지수가 많고

서로 비슷비슷해서 전문지식이 없이는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꽃이 아름답게 보이지도 않아서

눈길을 주기가 쉽지 않으니

일반인들은 더 더욱 모를 수 밖에 없다.

한여름과 가을까지 고추서있던 잎들이

겨울이 되면 지면으로 몸을 누인다.

마치 새둥지처럼 편평해진 잎 사이로 돋아난 꽃대.

3~4월 산행 중에 종종 마주치는 아이의 이름을 알아보는 것은

단순히 오르내리는 걸음이 지루해질 때

그 발걸음을 훨씬 경쾌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도감에는 2~4개의 小穗(이삭꽃차례를 이루는 각각의 작은 꽃들이 모여 있는 기본단위)가

달린다는데

생육지의 환경에 따라 다르니

도감의 설명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소수 끝에 총채모양의 수술이 달리고

측소수에 서너가닥의 짧은 촉수처럼 생긴 암술이 달린다.

 

둘다 색깔이 비슷해서

암술이 빨간 촉수처럼 생긴 대사초만큼 눈길을 끌지도 못한다.

더구나 비슷하게 생겼지만

잎이 조금 넓은 그늘사초와의 구분은 더 더욱 힘들다.

 

그래도 산행 중 이렇게 생긴 풀꽃을 보면

그늘사초거나 가는잎그늘사초임은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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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잎그늘사초로 생각되는 아이의 꽃입니다.

가는잎그늘사초인지 넓은잎그늘사초인지는 아직 정확히 구분하지는 못합니다.

이른 봄 산지시랑 양지쪽에서 볼 수 있는데요,

처음에는 총채처럼 연노랑 꽃술이 하늘을 향해 올라왔다가

시간이 지나면 사진처럼 아래로 처집니다.

 

누가 이것을 꽃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시인의 말처럼 다만 이 아이를 알고

그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그 사람에게는 꽃이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초과 식물들의 꽃은 꽃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불완전하지요.

어쩌면 그들에게 꽃은 오로지 종을 번식시키기 위한

최선의 구조 또는 최적의 형태를 갖추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만 인간의 눈으로 아름다워야만 꽃이라는 잣대로 보면

그것은 의미가 달라지는 것이겠죠.

 

사소한 잡초에 까지 감정을 이입시키는

시인의 감성이 아니고는 꽃이라 볼 수 없는 메마른 현실.

대부분의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혹시 사진만으로 정확한 이름을 아시는 분

지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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