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에서 어린 묘목을 파온 동백나무

마당에 바로 심었다가

몇 차례 월동에 실패해서

모두 화분에 심었다.

고향집 동백나무는 적동백과 백동백

두 그루가 있다.

그중 적동백은 수령이 60년이 넘어서

적동백 아래에는 어린 묘목이 무수히 많이 자랐다.

화분에 심을 것을 생각해서

옮기기 3년 전쯤 중간을 잘라서 키를 낮추었었다.

고향집에서 파온 어린 동백 묘목은

4그루였다.

적동백 아래에 자란 두 개

그리고 백동백 아래 자란 묘목 두 개를 파왔다.

그 네 개의 묘목 중 올해 3개가 꽃을 피웠다.

하나는 작년에 딱 한 송이 피웠던 것이

두 해째 꽃을 피운 것이고

두 개는 올해 처음 피웠다.

세 개가 다 적동백이라

아들네와 딸네 각각 한 그루씩 보내야겠다.

꽃봉오리가 달렸을 때는

적어도 하나는 백동백일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아쉽게도 모두 적동백이다.

올해도 꽃을 피우지 않은 하나는 백동백일까? 

동백꽃은 홑으로 피는 것이 아니라

겹으로 피는 것으로 보아

일본에서 개량한 뜰동백이 아닐까 생각된다.

나머지 하나가 무슨 꽃을 피울지 모르지만

올해 백동백나무 아래에서

묘목을 다시 채취해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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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동백나무랍니다.

아마도 일본에서 원예종으로 개량한 하이브리드종으로

학명은 Camellia japonica x reticulata가 아닐까 싶네요.

전세계에 서식하는 Camellia는 약 150~200여종이 됩니다.

사실 이파리가 비슷한 것처럼 차나무도 카멜리아종인데

그것까지 포함하여 히말라야로부터 인도네시아 일본에 이르는

남부아시아, 동부아시아 그 주요 식생대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주로 남부지방에 자라고 있어서

어려서부터 동백나무를 매우 흔하게 보고 자랐습니다.

광택있는 두품한 이파리의 관엽적 가치는 물론

매끈한 줄기, 정렬적인 빨간 꽃

그리고 장부의 기개처럼 봄바람에 후두둑 통째로 떨어지는 꽃

다 익으면 동백기름을 채취하던 반질반질한 동백열매까지...

집집마다 집안에 동백나무 한그루쯤 심어두고 보지 않는 집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 동백의 아름다움은 시나 소설 심지어는 유행가의 가사에도 등장할 정도였습니다.

어려서는 오동도의 동백을, 성인이 되어서는 감수성이 잘 버무려진

선운사 동백을 더 익숙하게 듣네요. 

서정주 시인은 <선운사 동구>에서 이렇게 읊습니다.

선운사(禪雲寺)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디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작년 것만,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다니 애가 타네요.

가인 송창식의 <선운사> 노래 속의 동백은 더 슬픕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예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을 말이예요.

-이하 생략-

그러나 장미꽃처럼 만들어진 하이브리종 동백꽃을 보니

그런 시어나 시상, 음감이 싹 사라집니다.

이렇게 생긴 동백꽃을 보고 서정주의 시가 송창식의 노래가

읊어지고 불리워질 수 있었을까요?

동백꽃의 꽃말이 신중과 허세부리지 않음이라는데

이 꽃을 만들어낸 일인(日人)들은 꽃에 허세를 너무 부려 놓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원종이 지닌 순수함이 없는 식물의 세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데도 말입니다.

<동백꽃-목포>

<내 나이보다 오래된 고향집 겹동백나무>

이 할배 동백나무 종자에서 싹튼 동백나무 묘목을 벌써 대여섯차례

서울로 옮겨와 심었는데 안타깝게도 모두 동사해버리네요.

아직은 서울에서 노지월동을 못하나 봅니다.

고향집 사랑채 앞 아버님과의 그 추억을 서울로 가져오고 싶은데

추억은 과거속에 그대로 놓아두라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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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동백꽃입니다.

나무의 잎은 별로 보이지 않고

오로지 붉게 타오르는 꽃만 보이는

피었다기 보다는 꽃이 매달렸다는게 어울릴

목포 어느 예식장 주차장에서 만난 동백나무를 선 보입니다.

 

처음에는 말라 죽은 나무에 가짜 꽃을 매달아 놓은

인조목인가 했습니다.

흔히 보아 왔던 동백과는

사뭇 다른 나무 표면, 색깔

게다가 듬성듬성한 잎파리

 

사실 꽃이 통째로 뚝뚝 떨어지는 모양새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서

동백나무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어린 시절 너무 흔하게 볼 수 있는 탓이기도 했습니다.

어린 나무를 서울로 가져와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몇번 죽이고 나서는

동백나무에 자꾸 관심이 가게 되어

언젠가는 성목을 한주 옮겨 심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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