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당에서 키우기 시작한 지 15년 된 얼레지
그 사이 하나에서 여섯개까지 늘었다.
그러나 작년에 여섯송이가 피었던 꽃은
올해는 또 다섯송이로 줄었다.
게다가 종자에서 발아했던 한 장짜리 잎이
제법 커서 올해는 꽃을 볼 수 있을까 했더니
그것조차 올해는 싹이 보이지 않는다.

얼레지 꽃이 지고 열매가 결실되면
그 옆에 바로 직파하는데
그나마도 어쩌다 하나씩 싹을 틔운다.
맨 아래 오른쪽 사진처럼 콩나물 대가리만 한
떡잎 한 장부터 시작해서
최소 4~5년은 되어야 꽃을 피운다.

그러니 얼레지 꽃 한 송이를 보기 위해
최소 종자를 뿌리고 4~5년은 되어야
그것도 잘해야 꽃을 볼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드나드는
길냥이의 발길질도 피해야지
한여름 장마에 고인 빗물에 괴경이 썩을까
노심초사해야 하지
도심 속 주택 마당에서 키우기는
참 어려운 식물 얼레지

그래도 그사이 얼레지 여섯 포기 중
두 포기가 곁순이 나와서
내년에는 더 많은 꽃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약간 습기 있는 계곡 옆
부엽질의 토양에서 자라는 자연 속 환경과
너무나도 차이나는 도심 속 마당
집 떠나서 고생하는 얼레지도
그것을 바라보는 나도 마음이 애처롭다.
그래도 꽃이 아름다워서
나의 최애 식물이니 잘 보살펴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봐야겠다.

아래 사진의 좌측은 작년에는 나타났지만
올해는 보이지 않은 마당에서 발아한 2세이다.
우측은 올해 처음 발아한 떡잎인데
그 크기를 보면
우측의 새싹이 좌측 크기까지 자라려면
최소 3년은 지나야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체로 성장을
끝까지 장담할 수 없으니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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