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옛날 직장동료들과 아차산을 찾았습니다.

아차산은 해발고도 287m의 낮은 산에 불과하지만 한강을 면한 전략적 요충지로

삼국시대 백제, 고구려, 신라의 영역 다툼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곳이지요.

정상에는 원시적 형태의 축성방식을 볼 수 있는 산성이 일부 남아 있고

검붉고 하얀 성돌이 모자이크처럼 보이는 최근에 복원한 산성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아차산 정상이라할 수 있는 제4보루에서 용마산으로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서는 순간

불어 닥진 일진 광풍에 흩날리는 눈보라가 멋진 풍광을 만들어 줍니다.

너무 낮은 산이라 우습게 알고 이제야 온 것에 대한 경고인지 환영의 몸짓인지...

 

그동안 서울의 서쪽에 있는 산이나 북쪽의 산에 오를 때

맘만 먹으면 언제라도 쉽게 오를 수 있는 낮은 산이라 젖혀 두었던 아차산

아무리 낮은 산이어도 사계절 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나라의 산임에 비추어 볼 때

이번 한번의 산행으로 아차산을 다보았다 할 수는 없겠지요.  

<아차산성 4보루 하산길>

만남의 광장에서 관리소를 거쳐 낙타고개로 올라

고구려정, 해맞이광장, 아차산 정상에 오르는 밋밋한 오름이라

특별히 볼만한 기암이 있거나 눈길을 끌만한 산세는 아닙니다.

중간 중간에 서북쪽부터 동쪽까지의 도심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데크들이 설치되어 있으나

그것마저도 건너뛰고 걸음을 재촉하다보니 별로 남길게 없는 산행이 되고 맙니다.

 

다만 용마봉으로 오르는 길 전망데크에서 담은 아차산 정상의 평지가

가장 아름다운 아차산 정상풍경이 되었네요.

흑백 사진으로 바꾸어 오랜 성벽의 느낌을 살려보려했지만

쫓긴 걸음에 다양하게 잡지 못한 앵글이 아쉽습니다.

<아차산 4보루 정상>

아차산 정상 오르는 길에 담은 서울 도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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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쪽 도심 전경

하남쪽 도심 전경

남산쪽 도심 전경

아차산 제3보루 오르는 길

아차산성 제4보루 성벽

용마산에서 담은 아차산 정상 제4보루

아차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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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정상

아차산 정상에서선 일행

아차산 정상 풍경

연배가 한참 위인 분들과의 동행이라 아차산에서 그냥 하산하겠다는 몇분을 남겨두고

비교적 젊은 셋이서 내친김에 용마산 정상을 찍기로 합니다.

오로지 정상을 보고 바로 돌아와야 하는 산행

제가 제일 싫어하는 패턴이지만 워낙 연령에 층하가 있는 OB모임이라

불가피하게 주위 상황을 아무것도 헤아리지 못한채

오로지 정상에서 인증 샷만하고 용마산을 아쉽게 내려 왔습니다.

사실 용마산이 아차산의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아차산의 주봉 용마봉은 해발 348m로 인왕산보다 약 10m 정도가 높습니다.

용마산이라 따로 부르기도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봉화산과 망우동 공동묘지일원과 함께 아차산이라 불렀다네요. 

<아차산 정상에서 담은 용마산 정상 용마봉>

용마산 정상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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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산 정상부

용마산 전경

용마산 오르는 길

용마봉에서

 

아차산성 제3보루 아래 전망대에서 파노라마로 담은 서울 도심 전경입니다.

좌측 아차산 자락과 우측 용마산 자락 너머로 보이는 도심

짙게 깔린 스모그로 인해 선명하지는 않지만

우측 뒤편으로 북한산 보현봉부터 문수봉, 비봉, 향로봉 등의 비봉능선과

북악산, 인왕산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의 산들 그리고 남산이 가운데 보이고

좌측에는 건국대 건물 뒤로 관악산과 그 좌측에 청계산이 아스라한 실루엣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2롯데월드 건물이 바벨탑처럼 하산길 정면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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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길 

숲속유치원 

 아차산 등산지도

서울 도심은 높고 낮은 많은 산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대부분 전철역 가까이 붙어 있어서 마음만 있으면 언제든 쉽게 다가 갈 수 있죠.

낮은 산에는 남녀 노소 심지어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나 아차산에는 언젠가 방송에서 보았던 독일식 숲속유치원도 있네요.

덴마크에서 시작된 숲속유치원은 독일에서는 이제 일반화되어 있다는데

어린이들은 숲속유치원에서 숫자가 아닌 나무와 곤충들과 이야기 하기도 하고

죽은 곤충을 땅에 묻어주기도 하겠지요.

마치 제 어린 시절의 시골학교 생활처럼 말입니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숲속유치원에 다닌 어린이가 일반유치원에 다닌 어린이보다

상상력, 언어소통력, 집중력 등이 더 뛰어나고 병에 걸릴 확율도 더 낮다니

이제야 비로소 옛것이 좋은 것이라는 걸 확인하게 되나 봅니다.

도심 가까이에 이런 산들이 널려있는 서울은 참 축복 받은 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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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문수봉 설경>

금요일에 내렸던 눈이 북한산 문수봉에 멋진 설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게다가 눈부시게 파란 하늘까지 설경을 더욱 멋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구기동탐방센터에서 대남문쪽으로 오르는 길에 올려다 본 문수봉입니다.>

북한산 문수봉(文殊峰)은 의상능선의 맨 끝자락에 있는 727m의 제일 높은 봉우리로

산봉우리 바로 아래 암벽 사이에 세워진 문수사에서 유래한 것이랍니다.

봉우리 전체가 거대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보현봉과 함께

북한산의 남쪽부의 중심을 이룹니다.

 

<문수사 오르는 길의 상고대>

대남문으로 바로 오르지 않고 문수사를 거쳐 오르는 코스를 택했습니다.

문수사 오르는 계단 양 옆과 문수사 앞 나무들은

가지 끝마다 온통 길다란 막대모양의 투명한 얼음꽃을 달고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서로 부딛혀 편종처럼 챙챙 소리를 내며 허공중에 얼음 가루를 날립니다.

구기동 골짜기를 타고오르는 매서운 찬바람에 나무들은 온통 투명한 얼음 옷을 걸쳤나 봅니다.

눈이 하얗게 한쪽 방향으로 달라붙어 얼은 상고대나

수증기가 온통 나무가지를 하얗게 둘러싸서 얼어붙은 상고대와는 또 다른 느낌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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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 상고대 

문수사 설경 

문수사 상고대 

문수사 상고대 

 

<문수사 앞 상고대 뒤로 보이는 보현봉>

<대남문 주변의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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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문과 산성

 대남문

대남문과 산성 

 

대남문을 지나 서쪽 성곽을 타고 문수봉으로 오릅니다.

잎을 떨궈낸 낙엽수들의 가지는 물론

소나무도 온통 눈을 뒤집어 쓴채 그대로 얼어 붙어서 눈꽃 터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멋지게 만들어진 설화 사이로 보이는 보현봉에 시선을 뺏기다 보니

힘든 줄도 모르고 금방 문수봉에 도달합니다.

문수봉 정상 두꺼비바위 위에서 비봉능선쪽을 파노라마로 담았습니다.

연화봉 뒤로 사모바위,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도심쪽에 짙게 내려 앉은 스모그로 인해 시야는 제한적이지만

맑은 날이면 남서쪽으로는 인천 앞바다와 강화도까지 훤히 보이는 탁트인 곳입니다.

<문수봉 위에서 보이는 풍경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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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현봉을 배경으로 

북악산, 인왕산 도심 

백운대, 노적봉, 만경대 

 

왕관모양의 문수봉 주봉입니다.

위험해서 입산금지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여름에는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온통 눈을 뒤집어 쓰고 있어서 그냥 바라만 보다 내려 옵니다.

<연화봉쪽에서 담은 문수봉 정상의 바위>

문수봉 주봉을 여러 방면에서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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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서 올려본 문수봉

두꺼비바위에서 본 문수봉 

 정상의 기암과 상고대

 

문수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가장 즐겨찾는

두꺼비 바위 위의 설경입니다.

<두꺼비바위의 이모저모>

대남문 오르는 길에 문수봉을 올려다 보면 흡사 엎드려 있는 두꺼비처럼 보입니다.

사실 문수봉을 오르는 것은 이 두꺼비바위 위에 서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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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서 본 두꺼비바위 

두꺼비바위 

연화봉쪽에서 

 

두꺼비바위 바로 발아래는 문수사가 고즈넉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문수봉 북쪽으로 이어지는 의상능선의 작은 봉우리들입니다.

 

작은 봉우리의 상고대 

작은 봉우리의 상고대 

 

문수봉을 이루는 연화봉을 담았습니다.

연화봉은 문수봉과 분리되어 있는 별도의 봉우리가 아니고

연결되어 있는 암릉입니다.

경사면에 위태롭게 서있는 불꽃처럼 생긴 바위로 인해 연화봉이라 부르지만

앞쪽의 바위모양으로 인해 똥바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연화봉을 여러 각도에서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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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봉 정상

연화봉 자락

 연화봉 능선

연화봉 

 

문수봉 정상에서 만난 멋진 상고대입니다.

 

 

 

 

 

문수봉에 오르는 날 아침 우리 동네에서 담은 문수봉 설경입니다.

덕유산 설천봉에 올라야나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상고대

서울 도심과 함께 호흡하는 북한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정말 커다란 축복입니다.

집에서 빤히 보이는 보현봉, 문수봉, 비봉능선이 마치 북한산의 전부인 것처럼 착각하더라도

사시사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일부만으로도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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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종일 내리던 비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새벽에 그칠 거라는 예보를 믿고 올랐던 계룡산

상신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할 때 금방 비라도 쏟아질 듯 어두운 날이었습니다.

언젠가는 꼭 가보고 싶었던 산이었지만 날씨가 안 도와주네요.

출발지점과는 다른 지점으로 하산하는 혼자서는 쉽게 감행할 수 없는 코스여서

더 더욱 아쉽네요.

이번 계룡산 탐방은 상신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하여

부두골, 큰골, 큰골삼거리, 큰배재, 남매탑, 삼불봉, 자연성릉을 거쳐 관음봉까지 올랐다가

은선폭포, 동학사, 일주문, 홍살문, 동학사탐방지원센터로 돌아오는

총 8.7Km거리에 약 5시간 정도를 예상하는 코스입니다.

 

산행 내내 무겁게 내려앉은 먹구름과 답답한 시야로 불편했지만

계룡산과 계룡산 주변에 얽힌 숨은 야사들을 들려주는 전문가의 동행으로

힘든지도 모르게 끝나버린 산행

아쉬운 마음에 훗날 좋은 날을 택해 꼭 다시 오리라 다짐해 봅니다.

 

<자연성릉에서 담은 천황봉 능선과 관음봉> 

계룡산은 전체적으로 음기가 강한 산인가 봅니다.

출발했던 상신리의 큰골도 그렇고 동학사계곡도 그렇고

바위가 쉽게 부스러지는 노년기 산이어서 인지

전체적으로 이끼가 많고 두껍게 자리잡고 있네요.

 

상신리탐방센터에서 큰골을 따라 만들어진 깊지 않은 계곡

작지만 아름다운 여울과 소 그리고 폭포에는

제각기 어울리는 이름이 붙여진 용산구곡(龍山九曲)이 있습니다.

우암 송시열이 중국의 무이구곡을 본떠 속리산 화양동계곡의 아름다움을 화양구곡으로 표현했듯이

취음 권중면이라는 사람이 큰골의 명소에 1932년 심용문, 은용담, 와룡강 등

용산구곡을 각자(刻字)해 놓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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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용담(隱龍潭) 

용산구곡 표지판 

큰골 

아침까지 내렸던 비로 산길은 촉촉히 젖었고

숲속의 모든 나무들은 차거운 바람에 오돌오돌 떠는 날입니다.

계곡을 뒤덮은 참나무 낙엽조차도 따뜻한 느낌을 주지 못 하네요

힘들지 않은 완만한 경사를 오르면 이내 큰골 삼거리와 큰배재를 지나 남매탑에 이르러

각자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이른 점심을 먹습니다.

넓은 광장과 기다란 식탁이 준비되어 편안한 점심 장소이지만

골짜기를 타고 밀려오는 냉기에 쫓기듯 서둘러 점심을 끝내고 본격적인 오름을 타기 시작합니다.

<남매탑>

각각 5층, 7층으로 된 청량사지쌍탑으로도 불리는 남매탑(또는 오뉘탑)은

그럴듯한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신라 때 상원조사가 이 곳 토굴에서 수도하던 중

목에 가시가 걸려 신음하는 호랑이를 구해 주었더니 보은의 뜻으로 처자를 물어 왔답니다.

요즈음 국가시책에 부응하는 호랑이로 기려야 할 것 같네요.

혼인 첫날 밤에 물려 온 처자를 마을로 돌려 보냈지만

이미 혼사를 치른 터여서 달리 방안이 없었던 처자의 부모가 스님과 부부의 연을 맺기를 원했으나

수도자의 신분이라 의남매를 맺고 함께 수도정진 하던 중

한날 한시에 입적을 했다는군요.

이에 두사람의 사리를 수습하여 정진을 기리는 탑을 짓고 남매탑이라 불렀다네요.

불가의 탑신에는 늘 간절한 정진에 대한 이야기가 붙어 다닐만큼

수도의 길이 멀고 힘든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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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탑 

구(龜)형 주춧돌 

상원암 

남매탑에서 출발하여 약간 급한 경사를 오르면 바로 삼불봉(三佛峰)에 다다릅니다.

특이하게도 절벽을 이룬 울퉁불퉁한 구비가 삼존불이 양각으로 새겨진 것처럼 보인다하여 삼불봉입니다.

<자연성릉에서 본 삼불봉>

계룡산은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과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의 산세라하여

계룡산(鷄龍山)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전체의 산세가 닭벼슬을 한 용의 형상으로 보인다네요.

삼국시대에는 백제를 대표하는 명산으로 중국에까지 알려졌고

통일신라 때는 오악 중 서악으로

조선조에는 3악중 중악으로 여길만큼 비중있는 산이었습니다.

규모 있는 산인만큼 천황봉을 비롯한 28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와

7개의 계곡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산으로 생각됩니다.

<삼불봉에서 담은 천황봉 능선과 자연성릉의 암봉들>

 계룡산의 주봉인 천황봉(845m)과 쌀개봉(828m)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삼불봉(775m)에 서면

천황봉과 쌀개봉, 문필봉, 연천봉 등 주봉능선이 가로로 길게 늘어서 있고

아기자기한 암봉과 절벽으로 관음봉까지 이어지는 자연성릉이 세로로 이어집니다.

능선 오른쪽 멀리 산아래에는 평야지대에 둘러싸인 계룡저수지가 한눈에 들고

좌측 계곡 아래에는 동학사와 길게 이어지는 동학사 계곡이 한눈에 드는 조망 명소입니다.

특히나 겨울철 삼불봉에 핀 눈꽃, 설화는 계룡팔경 중 하나로 꼽히는 멋진 풍경이라는데

눈꽃 산행도 꿈꿔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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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 정상의 산객들 

삼불봉 정상에서 

삼불봉 원경 

칠흑같이 어두운 하늘과 세찬 바람을 뒤로 하고 서둘러 자연성릉을 타기 시작합니다.

한쪽은 깎아지른 성채와 같은 절벽이고 중간 중간에 솟은 암봉은 망루처럼 보이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성곽의 능선 같다고 자연성릉(自然城陵)이라 부릅니다.

그 아기자기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만큼

금방 눈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이 더욱 더 아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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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성릉 암봉

자연성릉 암봉

자연성릉 능선

성채의 망루처럼 나선으로 오르내리는 계단을 만들어 놓은 자연성릉의 암봉

삼불봉에서 관음봉에 이르는 약 1.8km의 구간

이 곳 자연성릉에 눈꽃이 핀다면 정말 멋진 눈꽃산행이 될 것 같습니다. 

 아찔한 절벽 끝에는 안전을 위한 철책들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기기묘묘한 바위와 암봉이 관음봉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날이 좋으면 이 곳에서 가장 멋진 많은 사진들이 담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음봉 방향 

관음봉 자락에서 담은 자연성릉

아쉬운 걸음은 관음봉을 오르는 급경사 계단앞에서 주저하게 만듭니다.

관음봉은 816m로 계룡산 28봉 중 세번째로 높은 곳입니다.

굽이를 만들만한 여유가 없이 거의 직선으로 뻗은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힘들게 오른만큼 관음봉 정상에 서면 오른 기쁨을 만끽할 준비가 없어도 좋을 멋진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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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봉오름 계단

자연성릉

자연성릉 줌인

자연성릉 전경

관음봉 정상 표지석 서쪽으로는

문필봉, 연천봉 그리고 그 사이에 등운암이 길게 늘어섭니다.

 관음봉 정상에는 제법 넓은 공간에 정자도 만들어져 있어서

급한 경사의 철계단을 숨가쁘게 오른 산객들이 숨도 돌리고

주변의 조망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남쪽으로는 입산금지구역인 쌀개봉과 천황봉이 이어지고

동쪽으로는 지나왔던 삼불봉과 자연성릉 그리고 양 능선사이를 흐르는 동학사계곡이 한눈에 듭니다.

 관음봉에서 보이는 전경

쌀개봉과 천황봉 

이제는 하산해야 할 시간

등운암 앞을 거쳐 신원사로 내려가는 길도 있지만

우리는 예정대로 동학사계곡으로 하산합니다.

은선폭포까지의 하산길은 급경사의 만만치 않은 길이라 조심해야 할 곳입니다.

계룡산 대부분의 산길은 매끄러운 돌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더 조심스럽네요.

은선폭포까지 내려오는 동안 볼 수 있는 기암과 봉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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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봉 

 무명봉

합장바위 

자연성릉암벽 

자연성릉암벽 

지루한 내리막 끝에 잠시 숨을 고르고 갈 수 있는 멋진 장소가 은선폭포입니다.

갈수기에는 폭포가 사라지지만 우기에 쏟아지는 물줄기가 멋질 것 같습니다.

하얀 길다란 은선(銀線)이 아니라 신선들이 숨어 놀았다는 은선(隱仙)폭포는

폭 10m에 높이가 무려 46m에 이르러 낙차에 의해 만들어지는 운무는

계룡팔경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답니다.

계룡산을 다시 찾아야 할 이유를 또 찾는군요.

<은선폭포>

지금은 사라지고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디딜방아의 쌀개를 닮았다고

쌀개봉이라 불리우는 실체를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학사까지 2.5km로 길게 이어지는 계곡에는

오랜 풍상에 고목이 되어버린 거목과 작은 폭포들이 여기저기 눈길을 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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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고목 

합수지점

합수되는 소(沼) 

악천후 속의 긴 여정은 동학사가 보이는 지점에서 끝이 납니다.

아쉬움에 산허리를 되돌아 보지만 그 간절함은 짙게 깔린 먹구름에 금방 묻혀버립니다.

신라 성덕왕 23년 서기 723년에 지어진 천년고찰인 동학사

동쪽 학바위에 학이 많이 왔었다 하여 동학사(東鶴寺)라 불렀다는 설과

고려 충절신하였던 포은 정몽주를 제향하였다 하여 동학사(東學祠)라 부른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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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사 대웅전

동학사 범종루

동학사

실제로 동학사와 나란히 붙어있는 유림의 사당들

세조의 왕위찬탈에 항거하거나 반대해서 희생되었던 충의절사

단종, 사육신, 삼상, 종실의 대군들 그리고 생육신을 모시는 위패가 안치된 사당 숙모전(肅慕殿)

고려조의 충의절사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야은 길재를 모신 삼은각(三隱閣)

신라 눌지왕 때 왜지에서 산화한 박제상의 충혼을 기린 동계사(東雞祠)가 있습니다.

삼은각 

삼은각, 동계사, 숙모전

바짝 마른 계절 늦가을임에도 동학사계곡은

푸른 이끼가 잔뜩 덮혀 있을 정도로 습도도 높은가 봅니다.

이끼들이 내려앉은 부도들

지관들이 이곳이 기가 드센 터로 꼽을 정도

설명할 필요없이 동학사계곡에는 많은 암자들이 입구까지 이어져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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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암 

길상암 

관음암 

문수암 

다른 사찰들과는 달리 일주문 밖에는 홍살문이 서있습니다.

계곡 안에 왕릉이나 태능이 있는 걸까요?

<계룡산 동학사 일주문>

<궁전, 관아, 능(陵), 묘(廟), 원(園) 앞에 세웠던 홍살문>

오랜만에 감행했던 원정산행

비록 날씨로 인해 만족할 수 있는 사진은 얻지 못했지만

사진으로 남기는 것보다도 더 깊은 심흔(心痕)을 남긴 계룡산이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다시 찾고 싶은 산 중 높은 순위에 올려 놓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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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코앞에 두고 하산해야만 했던 불암산 정상.

작년 여름 전직장의 퇴직임원들과 태능 효성화운트빌 옆에서 불암산을 올랐었습니다.

남으로 길게 다리를 뻗은 불암산의 능선

제9등산로를 타고 배수지, 삼육대, 학도암, 양지초소 갈림길을 지나

헬기장도 지나고 깔딱고개를 거쳐 정상을 오르는 코스였습니다.

크게 힘든 오름도 없지만 나이든 분들에게 정상 도전은 무리였었나 봅니다.

결국 작년엔 깔딱고개 갈림길에서 불암사쪽으로 내려오고 말았었죠.

 

그 바람에 깔딱고개 갈림길에서 정상만 보다가 내려갔던 기억에

이번엔 고교동창 산우회친구들과 상계역에서 불암산을 올랐습니다.

<석장봉 쪽에서 담은 불암산> 

불암산은 해발고도 508m로 그리 높지 않은 산입니다.

전해 오는 전설에 따르면 원래 금강산에 있었던 산이었는데

조선 초기 한양을 도읍으로 정하는데 남산이 없어서 결정을 못내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이 남산이 되고 싶어 한양을 향해 길을 떠났답니다.

그런데 막상 한양에 도착해 보니 이미 남산이 자리잡고 있어서

하는 수 없이 금강산으로 되돌아가려고 뒤돌아섰으나

금강산으로 가봐야 이미 자신의 자리에 다른 산이 들어왔을 거라는 생각에

그대로 눌러 앉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불암산은 서울을 등지고 돌아 앉은 형세라네요.

어쩌면 인간들에게 자신의 분수를 알라는 계시같은 전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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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동쪽(서쪽 얼굴) 

깔딱고개쪽(남쪽 얼굴) 

별내쪽(동쪽 얼굴) 

이번엔 상계역에서 출발, 불암산관리사무소, 불암계곡을 따라 깔딱고개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제5등산로를 택해 올랐다가 석장봉쪽으로 하산해서

능선사거리, 불암정, 돌다방쉼터로 내려오는 제4등산로를 따라 원점으로 회귀할 예정입니다.

상계역 1번출구에서 지하철 노선을 따라 좌측으로 나아가 길을 건넜어야 했는데

들머리 길을 잘못잡아 아파트 사이에서 상계제일중 옆을 지났나 봅니다.

그래도 주말 불암산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서 큰 고민없이 따라가도 걱정없겠네요.

모든 길이 불암산으로 통하니...

 

<불암계곡 능선 위에서 담은 불암정>

다른 위치와 각도에서 불암정을 담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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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정 

뒤로 보이는 수락산 

불암정 

정상 바로 아래의 거북바위

아주 커다란 거북이 정상으로 향하고 있네요.

그저 오르는듯 만듯 느릿느릿

뭘 그리 바삐 가느냐며 우리의 발걸음을 쳐다 보는 듯하네요.

정상 오르는 목제 계단입니다.

정상은 온통 거대한 바위어서 이런 안전가드 바와 계단이 없었더라면

정상을 그리 쉽사리 내어줄 불암산이 아니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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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향하는 계단 

내려다 본 계단 길 

계단 오름의 경사 

 

용케도 바위 절벽에 뿌리박고 서있는 소나무가 대단해 보입니다.

저런 자세로 그 오랜 풍상을 견뎠을 터이니 말입니다.

 

<남양주쪽 동쪽 사면 절벽의 소나무>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보통 사람이라면 거친 숨을 두어번 다독이면 금방 정상입니다.

정상의 공간이 협소한 암반 위라 표지석은 조금 아래에 세워져 있습니다.

아마도 표지석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라는 배려겠죠.

20명이 넘는 일행이 함께 하는 산행이라 동시에 도착해서 함께 인증하기는 힘드네요.

각자의 걸음걸이 속도가 달라서 한꺼번에 도착하기도 힘들고

게다가 많은 인파로 인해 표지적을 계속 독점하고 있을 수도 없고...

그래서 일부 친구들과만 인증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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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는 계단 끝 

불암산 지표석 앞에서 

정상의 깃대 

 

별도의 안전 가이드도 없어서 약간 위험해 보이지만

그래도 정상에 족적을 남기지 않고 간다는게 좀...

깃대가 있는 정상을 밟고 돌아섭니다.

정상에서 내려다 보는 표정

결코 정상에 올라서 보지 못한 사람은 느낄 수 없는 감정이겠지요.

 

<정상에서 석장봉쪽을 향한 시선>

정상에 서면 북으로는 수락산과 서쪽의 북한산, 도봉산

그리고 멀리 인왕산, 남산이 안고 있는 시가지까지 한눈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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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장봉, 수락산 

정상에서 

정상의 깃대 

정상 하산 길  

 

예정대로 정상에서 석장봉쪽으로 난 가파른 계단을 통해 하산을 서두릅니다.

하산길에 만나는 기이한 바위

쥐바위라고 씌여 있지만 너무 거대해서 알수가 없네요.

어떻게 보아야 쥐처럼 보일까요?

하산길 

쥐바위 

 

석장봉은 다들 쉬어 가는 곳인가 봅니다.

한두사람은 물론 많은 인원이 단체로 온 사람들까지도 수용할 수 있는 널찍한 공간이 있어서

다들 이곳에서 점심을 먹거나 가져온 술과 음식을 나누는 장소로 제격입니다.

우리 일행도 각자 준비해온 음식들과 쏟아지는 이야기들로

40년지기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행의 맛을 맘껏 즐깁니다.

어쩌면 정상을 오르는 것만으로는 만족시켜 줄 수 없는 이 맛 때문에

오랜 친구들과의 산행이 더 좋은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산길에 불암산 정상을 풀샷으로 다시 한번 잡아 봅니다.

<석장봉에서 담은 불암산>

이번엔 정상부를 105mm 정도의 줌으로 당겨 봅니다.

짧지만 정상의 암반을 내려오는 길이 무척 위태로워 보입니다.

하산해서 점심식사를 함께 할 예정이라 하산을 서두릅니다.

우리 일행은 석장봉과 불암봉 사이 하산길을 따라 돌다방쉼터로 내려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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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 

석장봉 

불암산 정상 

정상 줌인 사진 

 

오르는 길에 먼 발치로 보았던 불암정을 사진으로만 담고 일행을 뒤쫓아 갑니다.

<불암정에서 담은 도심 풍경>

<불암정에서 담은 불암산 정상부>

정상이 높고 계곡이 깊은 큰 산이 아닌 도심 주변의 산들은

대부분 정상부를 제외하면 나머지 계곡은 그리 큰 볼거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불암산에는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평원석에

약간의 인공적인 힘을 보태 돌다방쉼터를 만들어 놓았나 봅니다.

거북등걸처럼 갈라진 소나무 밑둥을 보니

세월이 갈려진 많은 이야기들이 오갈만큼 오랜 쉼터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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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방 

소나무 밑둥 

돌다방 

 

돌다방쉼터를 지나면 하산길도 거의 끝나갑니다.

우리는 다시 불암산관리사무소 앞으로 내려와 상계역 인근 식당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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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암산관리소 입구 

당고개역 방향 

상계역 가는 길 

산행경로 

 

어쩌면 도심 가까이 있는 높지 않은 이런 산들이 있어

40년, 50년 지기들을 불러 모으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먼 산, 높고 험한 산을 가는 날보다 훨씬 많은 친구들이 함께 하니 말입니다.

막바지에 이른 가을

오랜 친구들과 서울 도심을 둘러 싼 높지 않은 산을 찾아 보는게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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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빙자하여 도심 인근의 산만 찾던 고교동창친구들과

모처럼 교외로 나가 원효봉을 올랐습니다.

<백운대에서 담은 원효봉>

 백운대에서 담은 위 사진에서 보듯

넉넉한 원효대사의 불심처럼 두루뭉술한 모양의 산세입니다.

길고 널찍한 허리를 누구에게나 쉽게 내줄 수 있는 그런 모습말입니다.

 

북한산성탐방지원센터에서 좌측의 계곡을 따라서 북한동역사관을 지나

새마을교, 보리사, 북문을 거쳐 원효봉에 올랐다가

원효대, 원효암, 서암문(시구문)을 거쳐 효자동으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산길을 걷다보니 수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맑은 계곡물이 소리조차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북한산성계곡 

북한산성계곡 

약간의 오름과 내림 끝에 북한동역사박물관 앞 전망대에 다다릅니다.

전망대에서 올려다 보이는 능선에 오롯이 솟은 원효대와 둥그스름한 암봉 원효봉

원효봉 능선은 우측으로 길게 이어져 마의 릿지구간 염초봉을 거쳐 백운대로 이어집니다.

 

<북한동역사박물관 앞 전망대에서 담은 원효봉>

원효봉과 염초봉, 백운대가 한 눈에 듭니다.

검룡의 등걸처럼 기암들이 삐죽삐죽 올라온 염초봉과

등뼈처럼 길게 이어진 숨은벽

그리고 거대한 암반 덩어리 백운대를 줌으로 당겨 담았습니다.

지난번 숨은벽을 거쳐 백운대에 오를 때도 느꼈었지만

도심쪽에서 바라본 보현봉, 비봉, 향로봉 등의 비봉능선과는 현저히 다른

북한산의 거친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곳입니다. 

북한산 여러 봉우리 중 추락사고가 가장 많은 염초봉에 릿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 서있네요.

난 바라보기만 해도 벌써 오금이 저려오는데

올라서지 않으면 그 맛을 알 수 없으니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오르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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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초봉의 산객들 

원효대의 산객들 

원효봉 정상의 산객들 

모처럼 시계가 맑은 주말을 맞아 북한산의 암봉 봉우리마다 릿지를 즐기는 사람이 몰리고

계곡에도 산을 즐기려는 사람들의 긴 줄이 이어집니다.

잠깐 사이에 새마을교를 건너 보리사 앞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름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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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년된 향나무

튤립나무 노거수

보리사 대웅전

한여름 더위 속에 잠시 산행을 쉬었던 탓일까요.

숲그늘 속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은 구간임에도

가다서기를 반복하기를 두어번

마침내 북한산성 북문에 당도합니다.

문루의 흔적만 남아 있는 북문은 북한산성 6개의 대문 중 하나이지만

간선도로가 연결되지 않은 중요성은 떨어진 외진 곳에 있습니다.

지금이야 수림이 울창해져서 시야가 확보되지 않지만

원효봉과 염초봉(영취봉) 사이 해발 430m 고지의 말안장같이 움푹 들어간 지역에 있어서

산성을 넘나드는 공제선을 투시할 수 있는 천혜의 요충지로 생각됩니다.

북문에서 성벽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넓은 시야가 확보되는 너럭바위가 나타납니다.

간접적이긴 하지만 태풍이 하늘을 한번 뒤집어 놓았던 탓인지

대기중의 미세먼지도 별로 없어서

북한산 주봉 백운대를 중심으로 멋진 봉우리들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보입니다.

<염초봉, 백운대, 만경대, 노적봉>

금방이라도 물이 흐를듯한 쪽빛 하늘 아래

눈부신 전신을 드러낸 북한산 봉우리들을 따로 따로 담아 봅니다.

<염초봉, 숨은벽, 백운봉>

<염초봉> 

염초봉 정상의 산꾼들을 줌으로 담았습니다.

작은 사진을 누르면 위태롭게 바위를 넘는 간 큰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염초봉 정상 

염초봉 책바위 릿지객 

주요 봉우리 정상을 각각 줌으로 담았습니다.

노적봉 9부능선 허리에도 일단의 사람들이 크랙구간을 따라 정상 등정을 시도하고 있는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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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정상 

만경대 정상 

노적봉 정상 

성벽을 따라 오르는 길 나무 사이로 보이는 북한산의 모습

정말 청명한 날에나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북한산을 보는 것은 행운입니다.

드디어 원효봉 정상입니다.

비록 높지 않은 산이지만 어떤 경우에도 정상에 오르지 않은 사람은

이 맛을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런 맛 때문에 사람들은 세상에서도 정상에 오르려 그렇게 기를 쓰나 봅니다.

그러나 그 맛을 만끽하기 위해 정상에 계속 머무를 수만은 없는 법

등산이 그렇듯 인생도 언젠가는 정상에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현실을 그렇듯 받아드리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원효봉 정상 끝단 

북한산 의상능선과  멀리 보이는 비봉능선 

예상했던대로 원효봉 정상은 평원처럼 넓은 바위입니다.

비록 남쪽으로는 암반 끝자락의 절벽이 위험해 보이기는 해도

생각보다는 넓은 족구장 같습니다.

 

정상에 서니 비로소 염초봉, 노적봉, 만경대를 거느린 백운대(백운봉)가 주봉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습니다.

좌측 하단에 북한산성 끝자락이 보입니다.

원효봉 정상 끝자락에서 담은 봉우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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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봉

노적봉

만경대

염초봉

의상봉

<원효봉 정상에서 은평 뉴타운쪽을 담은 사진>

수령은 그리 오래 되어 보이지 않은 소나무 고사목이 그림을 멋지게 만들어 줍니다.

<원효봉 정상과 북한산 주요 봉우리들>

남서쪽의 의상능선, 그 뒤로 일부만 보이는 응봉능선, 그리고 저 멀리 비봉능선을 파노라마로 담아 봅니다.

바로 앞의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나월, 나한봉으로 길게 대남문까지 이어지는 의상능선이 선명합니다.

북한산의 주봉도 파노라마로 붙여봅니다.

발치 아래 무량사를 바라 보며

원효봉 정상에서 간단한 행동식으로 요기를 하고 식당 예약시각에 맞추어 하산을 서두릅니다.

아마도 원효봉의 백미는 원효대에 있지 않을까 싶네요.

원효봉에서 시구문쪽으로 하산하다 보면 9부능선 쯤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위를 면하게 됩니다.

뒤쪽에서 오르기는 그다지 험하거나 높지 않아 보이지만

막걸리 몇잔에 취기가 살짝 오를만할 즈음 원효대에 오르는 것은 위험해 보입니다.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바위를 우습게 보고 정상에 올라섰다가

전면 아랫쪽을 보면 아찔해지니 말입니다. 

<원효대>

원효대 이것 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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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대 

원효대 하산길 

원효대 정상의 산인 

원효대 정상에서 담은 북동쪽

북한산 백운봉 좌측의 인수봉과 앞쪽의 염초봉이 한데 뭉쳤고

도봉산의 오봉과 신선대, 자운봉, 선인봉 등도 선명하게 보일 만큼 좋은 날입니다. 

원효대에서 내려와 원효대를 담았습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장엄하기까지 하지만

안전 철책이 없었더라면 오를 엄두를 낼 수 없었을 바위였네요.

원효봉 하산길에 원효암을 들러보지 않으면 원효봉을 오른게 아니겠지요.

지금의 산신각이 원효대사가 수도했다는 토굴이랍니다.

그가 지팡이로 뚫었다는 암벽 아래 원효암 약수가 일품이라니

다들 한병씩 가득 채워 돌아 나옵니다.

사실 원효암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작은 암자입니다.

지형상으로도 절벽 틈의 좁은 공간에 세워졌으니 그 규모를 가늠할 수 있겠지요.

그마저도 조선 숙종 39년(1713)에 승대장 성능(性能)에 의해 12칸 규모로 중창 보수되었던 것이

6.25동란으로 일부 소실되어

지금은 대웅전, 산신각, 요사채만 남아 있답니다.

<원효암 대웅전>

바로 앞 공간이 넓지 않은 절벽 위에 서있는 대웅전을 지나 약수터로 향합니다.

보통의 절과 달리 석상으로 만들어진 사대천왕이 불두만 있는 부처상을 감싸고 있습니다.

불두의 모양으로 보아 미륵불을 모시는 암자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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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 불전 

산신각 가는 길 

미륵 불두 

암벽 불전 

원효암의 약수로 목을 축이고 나서면 지루한 내리막길이 길게 이어집니다.

지금은 서암문(西暗門)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시체를 내보내던 이름도 섬짓한 시구문(屍軀門)에 이르면

원효봉 하산은 거의 마무리됩니다.

서암문은 창릉천에서 쉽게 오를 수 있는 구릉의 정상에 있어서

그 취약점을 보강할 수 있도록

사각으로 된 다른 암문과 달리 출입구로 홍예형으로 하고

성벽도 조금 높게 쌓고 입구를 ㄱ자형으로 돌출시켜 공격의 범위를 넓게 만들었답니다.

유럽이든 아시아권이든 고대 왕조의 위세는 축성기술로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암문 안쪽

서암문 바깥쪽

효자동쪽으로 내려오는 하산길의 끝은 북한산둘레길과 맞닿아 있습니다.

효자리 마을을 지나 여자만에서의 뒤풀이

맛있는 파전과 술은 산행 뒤풀이의 필수품이자 별미인가 봅니다.

인물 사진은 될 수 있으면 넣지 않으려 하지만

그래도 아쉬워 여자만 앞에서 담은 단체 사진 한장을 인증으로 끼워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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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봉

여자만 앞에서

의상봉

원효대 줌인

단체가 움직이는 산행은 잘 타는 사람은 잘타는 사람대로 잘 못 타는 사람은 또 그 대로

서로 불편한 걸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허물없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뒤풀이장에서의 얘깃거리가 더 길게 이어져서 좋을 수도 있습니다.

혼자 다녀도 좋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라면 더 좋은 산행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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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위능선에서 담은 삼각산>

(좌로부터 염초봉, 노적봉,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그리고 만경대 앞의 용암봉)

북한산의 주봉 백운대(白雲臺)에 올랐습니다.

 

위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북한산은 원래 삼각뿔처럼 솟은 백운대, 만경대, 인수봉 세봉우리의 산세를 일컬어 삼각산이라 불리웠습니다.

그러나 1915년 일제의 자의에 의해 우리 고유의 삼각산이라는 이름은 버려지고

한양의 북쪽에 있는 북한산이라는 전혀 엉뚱한 이름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들로부터 해방된지 70년이 다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제 이름을 찾지 못하고 식민지의 굴레를 뒤집어 쓰고 있는 삼각산 

비봉능선에서 먼발치로 건너다 보기만 했던 삼각산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이젠 김상헌의 시어로나 볼 수 있는 삼각산을 다시 찾아야하지 않을까요?

 

<북한산 산성능선에서 백운대를 줌으로 당겨 크롭한 사진> 

현역을 떠난 후 산을 다니기 시작한지 불과 이삼년

특별히 무슨 산악회에 든 것도 아니고

전직장 동료들이나 고교동창들과 욕심부리지 않고 나이에 걸맞는 수준의 힘들지 않은 산을 다니는 것이죠.

굳이 정상 정복에 연연하지도 않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게 계속되다 보니 슬슬 욕심이 나기 시작하네요.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승가봉, 문수봉, 보현봉, 칼바위능선 그리고 진달래능선 등

그동안 주로 북한산의 남쪽 봉우리와 능선들만 다녔었습니다.

산성능선을 타다 보면 저 건너로 보이는 울퉁불퉁한 암봉들로 이어진 의상능선이나

거대한 바위군으로 형성된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등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봉우리로 젖혀 놓고 말입니다.

 

그렇게 먼 발치로 바라만 보던 제게

숨은벽을 지나 백운대에 가자는 친구의 제안은 꿀소식이었습니다.

산을 다니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벽도 더할나위없이 매력있는 곳이거니와

멀리서 보기에도 질리는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인 백운대를

한번 올라보고 싶다고 혼자 선뜻 나설만한 나이는 아니었으니까요.

 

숨은벽을 넘어 인수봉과 백운대 사이의 V계곡에서 점심을 먹고 백운대에 오릅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역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명소임에 틀림없네요

백운봉암문(白雲峰暗門)을 정면으로 보고 오른쪽으로 올라 발치에서 백운대 정상을 담아봅니다.

거대한 두개의 돌기둥을 붙여 놓은듯 장엄하게 느껴집니다.

허리를 끼고 돌아 백운대 정상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개미처럼 작게 보입니다.

백운봉암문은 북한산성의 비상 출입구인 7개 암문중 하나로

일제에 의해 위문(衛門)이라는 이름을 불려지게 되었지만 본명을 되찾았다네요. 

백운봉암문 

 북한산성

 

백운대에 오르는 길은 그리 힘들지 않게 안전 철책과 줄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팔다리의 힘을 적절하게 써야하는 산행이 여성들에게는 힘든 코스인가 봅니다.

2,3부 능선에만 올라서도 보이는 원래 국망봉(國望峰)으로 불리웠었다는

장엄한 만경대(萬景臺)의 모습이 시선을 압도합니다.

자연은 어떻게 저런 모습으로 조각을 해 놓았는지...

경외지심이 절로 느껴집니다.

<만경대 전경>

만경대를 주제로 몇컷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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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경대 정상 줌 

 만경대와 노적봉

만경대 

만경대 

 

매끄럽게 반짝이는 천길 단애에 이런 길을 만들어 놓지 않았더라면

저처럼 산을 자주 찾지 않은 사람들이 어찌 오를 수나 있었을까요.

산 허리를 옆으로 끼고 도는 오금이 저려지는 구간입니다 ~~

 

백운대 오르는 길 

백운대 오르는 길 

 

아찔한 구간을 지나자 또 다시 시작되는 오름 구간입니다.

거의 6,70%의 무게중심을 안전 가이드에 의지해서 오르내려야 합니다.

그래도 병목 현상을 피할 수 있게 양쪽에 안전 말뚝과 안전줄을 설치해 놓았네요.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즐기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만큼

외국인들도 많이 찾고 있는 곳인가 봅니다.

 위험구간 우측 오름, 좌측 내려가는 길

내림길 

오름길 

 

이 구간을 통과하면 거의 95% 이상 올랐다고 봐야겠습니다.

마지막 철책에 의지하는 구간은 약간 완만한 경사의 너럭바위 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노적가리처럼 보이는 인수봉>

정상에 서면 주위의 모든 산과 도심이 발아래 시원하게 펼쳐집니다.

게다가 이 정도 높이의 암봉 꼭대기에 이렇게 넓은 평원석이라니요!

많은 인원을 너끈히 수용할만큼 그 넓이가 넉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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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정상 너른바위 

백운대 정상 너른 바위 

백운대 정상 거암 

 

마침내 백운대 정상입니다.

귀가 따가울만큼 억센 사투리의 시끄러운 지방산악회원 30~40명이 우르르 하산한 후

간신히 백운대 정상의 사진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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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대 정상 바위 

 백운대 정상에서

백운대 정상 

 

힘들여 정상에 오른만큼 성취감은 물론 탁 트인 시야가 대만족입니다.

진한 스모그로 인해 시야는 극히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봉우리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덩어리여서

정상 주변에 시야를 가리는 나무가 전혀 없는 것이 특이합니다.

그래서 결국 다시 내려가야 할 산을 그렇게 힘들게들 오르나 봅니다.

 

어쩌면 신화속의 시지푸스는 우리들 모두를 지칭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은 굴러 떨어질 수밖에 없는 거대한 바위를

가파른 언덕 위로 굴려 올리기를 반복해야만 하는 형벌을 받은 인간들 말입니다.

 

힘들게 올라 온 만큼 선뜻 내려가고 싶지가 않습니다.

안내해준 친구도 제 마음을 이미 알았는지 하산을 재촉하지 않네요.

시선이 이리저리 닿는대로 사진으로 담아 봅니다.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바라본 염초봉과 원효봉

그리고 그 좌측으로 의상능선의 의상봉, 용출봉, 용혈봉을 파노라마로 담아 봅니다.

국내 산성중에 가장 험준하기로 정평이 난 염초봉에서부터

원효봉까지 북한산성은 길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시무시한 염초봉 

원효봉 

 

남쪽으로 보이는 만경대와 노적봉 뒤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북한산성 능선의 봉우리들

만경대 뒤로 형제봉과 칼바위능선

그리고 노적봉 뒤로 보현봉과 문수봉, 승가봉 사모바위가 보입니다.

  

만경대 

노적봉 

 

동쪽으로는 도선사 계곡 오른쪽에 있는 만경대 능선이 족두리바위와 코끼리바위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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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두리바위와 코끼리바위 

족두리바위 

족두리바위와 도심 

 

북동쪽으로 인수봉과 인수봉 뒤쪽 설교벽능선을 사진으로 담아 봅니다.

도봉산과 인수봉 사이의 상장능선 뒤로

오봉과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 신선대, 만장봉, 선인봉 등이 가로로 길게 누워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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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정상 

인수봉 정상의 깨진 바위들 

인수봉 남서쪽 얼굴 

 

백운대에 오르기 위해 지나왔던 숨은벽능선을 마지막으로 담아 봅니다.

이젠 정말 내려가야 할 시간입니다.

처음 오른 저를 위해 묵묵히 기다려준 친구가 정말 고마웠습니다.

멋진 곳에서의 하루는 유난히 짧은 것처럼 느껴지나 봅니다.

백운대를 내려 오며 몇번이나 되돌아 보았는지...

일단 첫걸음을 떼었으니 가을에 다시한번 올라 보고 싶네요.

도선사쪽으로 하산하는 길에 바라본 인수봉에는

자일에 매달린 많은 산꾼들은 아직도 개미처럼 천길 단애에 붙어 있습니다.

맨몸으로 올랐던 산도 이렇게 큰 기쁨을 주는데

힘든 암릉코스 릿지를 하거나 자일을 이용한 암벽등반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쩌면 마약처럼 그 기분을 버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고교시절 자일을 들고 세인봉을 헤매는 사촌형때문에

속상해 하시던 외숙이 생각납니다.

취미생활의 한계를 어디까지로 설정해야 할까요?

나이 환갑에 백운대에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후배가 제게 말합니다.

"형님, 절대 염초봉을 넘볼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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