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좋았던 지난 일요일

비봉 정상에 많은 사람들이 보인다.

7년 전 처음 오른 후

나는 두 번 다시 올라가지 않는 #북한산비봉

추락사고로 종종 산악구조용 헬리콥터가 뜨는

위험한 북한산의 암봉 중 하나다.

바위에서 잘 미끄러지지 않는 요즈음 등산화라면

올라가는 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잡을만한 줄이나 난간은 물론

디딤판도 없는

코뿔소 바위 옆 생릿지 구간을 내려오는 것은

심장을 쫄깃하게 만든다.

서쪽 사면의 릿지 구간은 안전장비가 없으면

등정할 수 없게 통제하지만

동쪽 구간은 개방되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동쪽으로 오른다.

바라볼 때마다 마음은 정상에 있지만

이젠 스스로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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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비봉능선 설경이다.

해마다 적설기에 두세 군데 산을 찾았었지만

올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눈 덮인 산을 혼자 찾아가는 것은 위험하고

친구들과 같이 가는 것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조심스럽다.

그렇다고 몇 해전처럼

눈이 엄청 많이 온 것도 아니라

하얀 눈에 살짝 덮인 북한산이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다.

북한산 문수봉

예전에는 태백산, 소백산, 선자령 등

산악회를 통한 원정산행을 통해

눈이 많은 강원도를 찾아 갈 수 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북한산 보현봉

원정 산행을 가지 않을 때는

북한산 비봉능선쯤은 혼자서도 다녔었지만

이젠 혼자하는 겨울산행은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북한산 비봉

점점 몸을 사리고 소심해져 가는

나 자신이 싫다.

뭘 보자고,

또 얼마나 오래 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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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모든 사람들의 정신까지 위축된 요즈음

하늘은 더할나위 없이 푸르르고

구름은 솜이불처럼 포근하고 솜사탕처럼 달콤해 보인다.

옛날 어린 시절의 가을 하늘을 되찾은듯 싶다.

사에 닿을듯 가깝게 보이는 북한산.

일년 중 이런 날이 몇번이나 있었으랴?

중국이 산업화의 길을 달린 이래

중국에서 넘어온 황사와 미세먼지로

가을 하늘 공활한데 높고 구름없다는 우리의 애국가를 허구로 만들었던 시절

잃어버린 것이 있으면

되찾는 것도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던가.

몇년 전 홀로 올랐다 오금을 저리며 내려왔던 북한산 비봉

나는 두번 다시 오르지 않으리라 했건만

저 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나를 불러 올리는구나.

문수봉 능선이야 문수보살처럼 자비롭기만 하지만

보현보살의 상징과 달리 사람들의 접근을 불허하는 보현봉조차

입산금지를 무시하는 비 양심적인 사람들의 만용조차 훤히 보인다.

코로나로 다들 노심초사해도

할 일을 다하는 사람들.

 

김종해 시인은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 두어야 한다.

고 노래한다. - 그대 앞에 봄이 있다 - 중 일부

내게 시가 필요한 계절이다.

<북한산 비봉능선 타임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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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북한산을 수차례 오르내리면서도

그저 발치에서 올려다 보기만 했습니다.

혹여 친구들 여럿과 같이 가는 길이 있었어도

아에 꿈도 꾸지 말라며 우회하곤 했었죠.

그럴만큼 북한산 비봉을 오르는 것은 내게는 금지된 장난이었네요.

넘어서는 안되는 위험한 불륜같은 것을 꿈꾸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다가 마침내 그냥 돌발적으로 비봉을 올랐습니다.

뇌쇄적으로 보이는 니나노집 여인네의 치마끈을 취한 김에 풀어 헤치듯이

혼자갔던 산행에 일면식도 없는 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어

앞뒤 잴 겨를도 없이 등떠 밀리듯 비봉을 올랐습니다.

<사모바위에서 담은 비봉>

북한산 비봉 정상에는 신라 진흥왕 순수비가 세워져 있어서

비봉(碑峰)으로 불립니다.

원래의 비석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지고 지금은 복제품이 세워져 있지요.

서기 555년 진흥왕 16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마운령, 황초령, 창녕비 등과 함께 현존하는 네개의 진흥왕 순수비 중 하나입니다.

신발이 변변치 않았을 그 옛날에도 이 험한 암봉을 올라 비석을 세웠었는데

릿지기능이 잘 된 첨단 신발을 신고도 오르기를 주저했었다니...

<비봉 코뿔소바위 위의 산객들>

사실 직장에 얽매어 있을 때는

제게 있어서 산은 OJT다, 단합대회다 해서

어거지로 정복하거나 극복해야 할 대상이었을 뿐입니다.

결코 즐기거나 누릴 대상은 아니었었지요.

그래서 은퇴 후에야 뒤늦게 다니기 시작한 산행은

조금 위험하다고 알려진 암봉은 되도록 오르는 것을 피했었습니다.

준비도 않된 상태에서 올라보고 싶은 욕구를 누르는 것은

산에 대한 경외지심의 표현이라 위로하면서 말입니다.

<비봉 정상의 등산객들>

 그러다가 2~3년전 카메라를 둘러메고 혼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슬슬 제 주제를 너무 과신하기 시작했나 봅니다.

칼바위능선을 혼자타기도 하고

향로봉을 넘보고, 숨은벽·백운대를 올라서고

마침내 저지난 주말 문수봉 북쪽 사면의 철책을 잡고 내려와서

내친김에 비봉까지 차고 올랐습니다.

하, 그 기쁨이란...

비록 높이야 560m밖에 되지 않지만 위험한 암봉으로 알려져서

집에서 빤히 보이는 비봉 정상에 아른거리는 그림자들을 보며

정상에 설 그 날을 그려 보았었나 봅니다.

<비봉 정상의 사람들>

그리고 마침내 북한산 비봉 정상에 섰습니다.

바위 겉에 짝짝 달라붙는 새신발을 신고 당당히 올라

비석 옆에 섰습니다.

2006년에 복제비를 세웠다니

그 이전에 올랐더라면 진품을 만져 볼 수 있었겠네요.

아쉽다! 올라서니 비로소 이런 표현도 하게 되고...

<북한산 비봉 정상에 서다>

정상에 서면 장구를 갖춘 자들만 오를 수 있는 북서쪽 절벽을 오른 사람들과

저처럼 동쪽 바위구간을 통해 오른 사람들로 확연이 구분이 됩니다.

발아래를 내려다 보면 올려다 보는 것보다 더한 현기증을 느낄 정도입니다.

향로봉과 비봉자락 사이 골을 타고 오른 바람이 머릿 속을 차갑게 식혀줄 즈음

내려가는 것을 걱정하게 됩니다.

사실 릿지로 오르는 바위구간은 오르는 것보다

내려가는 것이 훨씬 위험하고 겁나는 것이어서 말입니다.

<서울 도심을 굽어보는 진흥왕 순수비>

 다행히 비봉에 오른 많은 사람들 틈에 뒤섞여서 하산한 탓에

공포감조차 희석되었나 봅니다.

무사히 내려 온 것에 감사하며 오르는 것은 이번 한번으로 그쳐야겠다 생각해봅니다.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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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바위 측면 구간 

비봉 정상부 줌인 

 정상에서 아래로

비봉을 내려와 향로봉쪽으로 향하는 길에 바라본 비봉 북서쪽 얼굴.

감시원이 상주하여 안전헬멧과 장구를 갖춘 사람만 올려보내는 구간입니다.

 

엔돌핀이 주는 달콤함에 빠져 릿지나 암벽을 즐기는 사람들은

평범한 산행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중독성이 있는 놀아드레날린분비가 지나친 것이지요.

 

그런 인구가 늘어난만큼 산행중 안전사고도 많이 발생하구요.

그런 분들에게는 중독성이 있는 극단적 흥분상태를 조절할 수 있는

세로토닌적 삶에 대한 인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비봉 뒷면을 릿지로 오르는 사람들>

<비봉서쪽 등정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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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 릿지 등정

서쪽 릿지 등정 

서쪽 얼굴 

<북한산 비봉의 다른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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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쪽 얼굴 

비봉 정면 

향로봉에서 본 비봉 

<어느 맑은 여름날 사모바위에서 담은 비봉>

<향로봉에서 담은 북한산 비봉능선, 의상능선 파노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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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비봉능선에 있는 해발 560m 높이의 비봉

암봉 꼭대기에 진흥왕 순수비가 있다하여 비봉이라 부릅니다.

어느 하늘 좋은 겨울날 담은 비봉의 아찔한 매력

 누구나 올라가보고 싶게 만드는 멋진 암봉입니다.

 

 

 

 

<탕춘대 능선쪽에서 담은 비봉>

<향로봉쪽에서 담은 전경>

<북동쪽 사면>

<서쪽에서 담은 얼굴>

<사모바위쪽에서 담은 전경>

<동쪽 오름 입구에서 담은 오른쪽 프로필>

 <비봉 정면 얼굴>

<비봉 정면 얼굴 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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