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3

마당이야기

어린 시절 사랑채 앞에 아버님께서 가꾸시던 넓은 2단 화단이 있었다. 당시에는 이름 모를 꽃들이며 나무들이 때가 되면 꽃을 피웠고 이것을 보며 자란 나는 그것들이 내 잠재의식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우연한 기회에 아파트생활을 정리하고 단독주택에서 생활을 시작한 것은 어쩌면 그 잠재의식이 깨어난 탓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은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 땅에 대한 할아버님의 평소 지론도 그랬었지만 그 속에 자라는 모든 것을 사랑하셨던 아버지의 영향도 그랬었다. 이 집에 이사 온 이후 꽃들을 사서 심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우리집 마당에서 살아 있거나 한 때 살았던 것들까지 합치면 무려 300여종이나 된다. 그러니 좁은 마당은 무질서하고 그 무질서함 속에 살만한 것들은 이제 거의 자리를 잡았다. 나무들은 어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