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마당있는 단독주택 예찬

가루라 2011. 8. 24. 23:55

<마당이야기>

성냥갑같은 아파트 생활을 청산하고

단독주택으로 주거를 옮긴지 십칠팔년 되었을까요 ?

처음엔 직장으로의 출퇴근 거리때문에

그리고 아파트단지내 극성스런 아낙들의 이바구가 싫은 집사람의 성화때문에

단독주택을 알아보게 되었고,

우연한 인연으로 인왕산자락 높은지대에 자리한

마당 넓은 꽤 규모있는 단독 1층에 약 칠팔년을 전세로 살았었네요.

 

서울 도심 평지에 있는 단독주택은 앞뒤가 꽉막혀

조망이 거의 좋지 않은데다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가깝하기까지 함에 반해

산지 경사면에 있는 주택들은

앞뒷집간의 거리도 어느 정도 확보되고

대부분 매우 훌륭한 조망권이 확보되는 곳들이 많답니다.

 

사실 비탈진 경사면을 오르내려야 하는 고지대의 주택은

급경사의 도로여건을 접하는 순간 진출입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엄두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죠.

그러나 전면이 탁트인 경사지의 단독주택에서 살아본 나의 입장에서는

답답한 아파트나 평지의 주택으로 옮기는 것은

거의 질식할 것 같은 죽음이나 마찬가지였답니다.

비싼 대형주택단지인 평창동은 엄두를 낼 수조차 없어서

인왕산, 안산, 북악산 자락 주변의

옥인동, 청운동, 부암동, 홍지동, 신영동, 구기동 등을 훑기를 몇달

마침내 십여년전 지금의 집을 갖게 되었답니다.

 

서울 시내 아파트 절반 가격으로 마련한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

 

서울 시내 도심과의 평균 온도차이 섭씨 4, 5도

 웬만한 열대야에도 에어컨이 필요없는 동네

2~30분 산책만으로도

백사실계곡, 북악산, 인왕산, 북한산에 닿을 수 있는 동네

비록 학군으로 인해 가치가 저평가된 동네지만

자연과 더불어 깨어나고, 하루를 보내고, 잠들 수 있는 동네

우리 동네가 너무도 좋습니다.

계속된 장맛비로 무성하게 자란 잔디를 깎아

크롭서클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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