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지 하나를 과감히 잘라냈던 매실나무

작년의 강전정에도 불구하고

올해 유래 없이 많은 매화를 피웠다.

올해는 매실을 제법 딸 수 있으리라고

큰 기대를 했었다.

아버님 살아계실 때는

아버님께서 키우시던 고향집 매실나무에서

해마다 매실을 따오곤 했었지만

돌아가신 후 아무도 관리하지 않으니

매실나무도 고목이 되어버렸고

매실나무 밭에 잡초만 우거져서

고향의 매실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었다.

고향집에서 가져다 심은 매실나무는

건강하게 잘 자라서

해마다 많은 꽃을 피우지만

서울에서는 매실을 수확하기가 쉽지 않다.

몇 해 전에 제법 많은 매실을 딴 이후

해마다 꽃이 피는 시기에

눈이 와서 설중매화를 보기는 좋았지만

매실을 따는 것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올해는 4월 초부터 유난히 많은 꽃을 피워서

골목을 지나는 사람들에게도

달콤한 매화의 향기로 사랑을 받았지만

올해도 냉해를 비켜가지 못했다.

다들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

매화에 스마트폰을 들이대곤 했는데...

4월 12일 한밤중에 쏟아진 눈보라에

꽃잎을 다 떨군 매화는

빨간 꽃받침만 꽃처럼 남겼다.

기대했던 매실 수확은

완전히 물 건너갔고

지금은 무성해진 이파리 사이에 숨은

몇 개의 매실이 살을 찌우고 있을 뿐이다.

'무위자연 > 植物世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콩제비꽃  (0) 2025.05.17
산벚나무 이야기  (2) 2025.05.16
무스카리키우기  (0) 2025.05.11
광대나물  (0) 2025.05.10
돌단풍키우기  (0) 2025.05.09

#매실나무 #매화꽃차 #동박새 #곤줄박이 #직박구리

고향에서 어린 묘목을 가져다 싶은지 12년

우리 집 마당의 #매실나무

봄이면 향기로운 매화를 피운 지

몇 년 되지 않는다.

가득 찬 골목 안의 달콤한 향기로 인해

지나가는 사람들도 다 올려다 보고

그 정체를 궁금해한다.

매실나무라는 표찰을 만들어 달아 놓을까?

작년에는 나무 한그루에서

무려 10kg이 넘는 매실을 땄다.

올해는 작년보다 꽃이 적은데

그만큼 딸 수 있을까?

올해는 뿌리 주변에 퇴비도 뿌려 주었다.

아버님께서 그러셨듯.

작년보다 꽃이 적게 달려서 아쉬운데

새들도 와서 매화를 따서 먹는다.

흔하던 직박구리는 물론이고

곤줄박이, 박새 등도 찾는다.

올해는 동박새까지 처음으로 방문했다.

새들도 매화를 먹는 걸보고

문득 매화 꽃차를 먹어보고 싶어

꽃 몇 송이를 따서

뜨거운 물에 띄워본다.

향기로운 매화차까지 맛보는 올해

작년보다 적게 수확한들 대수랴 싶다.

동박새 곤줄박이 직박구리 매화 꽃차 

'좋은 글 >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처님 오신 날  (0) 2022.05.08
홍제천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계획  (0) 2022.05.04
도롱뇽과 산개구리의 산란  (0) 2022.03.24
해빙기  (0) 2022.03.17
까치에 대한 단상  (0) 2022.03.15

매스컴의 보도로 알고 찾아간 청계천 #하동매실거리

수년 전 광양 홍쌍리매실농원에서 받았던 감동을 생각하고

찾아갔던 것은 착각이었다.

천변 둔치일텐데 왜 이름을 거리라고 붙였을까?

사람의 통행로에 대한 우리말은 참 다양하다.

고리, 도로, 길, 신작로 등등

사전적 의미의 '거리'는

"비교적 큰길들이 이어져서

오가는 사람이나 차량들이 많은 곳"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니 길보다는 약간 제한적이고

 일반적으로 시작점과 끝이 정해져 있는 경우를 지칭한다.

그러니 청계천을 따라 거의 일직선으로 조성된

산책로에 가로수처럼 매실나무를 심어 두었으니

산지시랭이에 조성된 매실농원 같은 운치를 기대한 것은

애당초 착각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서울 도심에서 이렇게 많은 매실나무가

활짝 꽃을 피운 것을 볼 수 있는 곳은

이곳뿐임에 어쩌랴.

단 한 그루 있는 우리 집 매실나무는

아직 꽃을 피우기 전이었으니.

우선 접근성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5호선 마장역에 내려서 가거나

2호선 신답역에서 내려서 가도 된다.

더욱더 편하게 가려면

2호선 용답역에서 내리면

바로 2번 출구 앞이다.

5호선 마장역에서 내려서

제2마장교를 건너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다리 위에서 매실거리를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혀 그런 그림은 볼 수가 없었다.

신답역에서 용답역까지

약 1km가 채 안 되는 구간에 조성된 매실거리는

천변에 심어진 키큰 버드나무들로 인해

제2마장교에서는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은 백매가 산책로를 따라

일렬로 심어져 있고

초입에 홍매 몇그루가 있을 뿐이다.

비교적 맑았던 날씨 덕분에

홍매의 발색이 더욱 아름다웠음을 생각할 때

홍매가 몇그루 안 되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언론을 통해 알려진 덕분인지

평일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로

매실거리는 분주하다.

점심시간을 맞아 찾아온

인근 사무실의 직장인들도 눈에 띄고

가족 단위, 친구, 연인 등

벚꽃 핀 윤중로만큼은 아니어서

매화를 여유롭게 감상하고

사진으로 담기에 전혀 불편하지 않다.

그러나 앵글 속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피할 수는 없고

일일이 모자이크 처리하기도 힘들어서

다들 마스크를 한 얼굴이라 그대로 올려본다.

마침 하늘빛도 좋아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백매는

팝콘처럼 더욱더 하얗게 빛을 발한다.

매화는 용답역 근처에서

절정을 이룬다.

용답역을 지나서도 매실나무가 눈에 띠지만

아직은 어린 나무들이다.

몇 년 지나면 매실거리는

더 연장될 것이다.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

제2마당교를 지나 동대문구청 근처까지 걸었는데

제방둑에도 매실나무가 계속 심어져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

제대로 된 매실거리를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동대문구청 가는 제방길이다.

매화의 매크로 사진으로

단아한 매화 꽃송이를 즐겨보자.

#매화, #매실나무

어머님께서 묘목으로 주셨던 고향의 매실나무

마당에 심은지 12년째.

지난 금요일부터 꽃을 하나 둘 피우기 시작했다.

아버님 떠나신 후

관리하는 사람 없는 고향집 뒷 밭의 매실나무는

다 죽어가는데

그나마 그 후손이 상경해서

생생하게 살아가고 있으니 다행이다.

올봄 개화기에는 냉해도 없을 것으로 생각되니

수없이 많이 달린 꽃봉오리가

모두 활짝 피면

올해는 매실도 제법 많이 딸 수 있을까?

작년과 재작년에는 꽃이 핀 후

극심했던 꽃샘추위로 인한 냉해로

꽃이 핀 둥만둥했었는데

한마디 말씀도 없이

침상에 누워만 계시는 어머님.

올봄 매화처럼 환하게 피신 얼굴을

다시 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로 인해 면회조차 못한 지

벌써 일 년이 넘었는데.

요양병원 면회 제한이 풀린다니

고향에 다녀오라 등 떠미는 매화.

백양사의 고불매, 선암사의 선암매, 전남대 대명매,

담양 지실의 계당매, 소록도의 수양매를

호남5매라 부른단다.

마당 가득 고향의 향기를 채워줄

어머님이 주신 우리 집 매실나무를

100년 후 무슨 매로 부를까?

'좋은 글 > 세상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수초키우기  (0) 2021.03.17
백사실계곡 산개구리이야기  (0) 2021.03.15
딱따구리의 혀 이야기  (0) 2021.03.12
피라미이야기  (0) 2021.03.11
별꽃이야기  (0) 2021.03.10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