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집에서 봄에 만난 국화꽃

봄에 때 아닌 국화꽃이라니.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는

내용이 바뀌어야 할까?

오상고절에 피는 국화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선비의 절개를 상징하기도 하는데...

여름의 천둥과 먹구름, 가을의 무서리를 이겨내고

내 누님 앞에 섰던 국화꽃이

봄국화로 무참히 무너지고 말 것인가?

봄에 피는 춘절국화라는 품종이 따로 있지만

가을에 피는 국화와 다름없는

봄에 피는 이국화는 품명이 무엇일까?

가을에 피는 국화에 춘화처리를 해서

봄에 피게 만들었다면

이 국화꽃이 시들고 나면

가을에 국화꽃이 다시 필까?

올 가을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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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품종명은 잘 모르지만

작은 꽃을 피우는 소국 몇 종을 마당에서 키우고 있다.

어린 시절 아버님께서 해마다 꽃을 피우셨던 대국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국화향기 그득한 그 옛날의 화단을 잊지 못해서

가장 키우기 쉬운 소국들을 키우는 것이다.

그 국화들에 마당에 다발로 꽃을 피우다 보니

고귀한 줄을 망각했었던 것 같아서

재작년부터 가로세로 10cm 정도 되는 작은 화분에

국화를 옮겨 심어 소분(小盆) 속의 국화꽃의 매력을 다시 보고 있다.

올해도 그 기쁨은 계속될 것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면 국화분재도 만들려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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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국

어린 시절 아버님께서 키우시던 대국

그 대국은 키우지 못하지만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는 #소국 몇 가지

올해는 국화 분재에 도전해볼까 하고

한 포기를 화분에 심었다.

마음뿐 도전하기도 쉽지 않다.

땅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키울 수 있는

소국들이지만

평범하지 않은 다른 모습도 보고 싶다.

마당에 꽃이 가장 없는 늦가을

국화가 늦가을까지 피어 있어서

다행이다.

국화과의 꽃들을 즐겨 찾는 꽃등에들

그 덕분에 가을이면

마당 가득 찾아든다.

물론 향긋한 국화향은 덤이다.

학창 시절 암송했던 미당의 시를 떠올리면

국화 옆에 서 있는 것조차 호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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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11년 전에 갑자기 떠나신 아버님은

어린시절 내 기억에 손재주가 참 많으신 분이셨다.

진공관 앰프 전축을 손수 조립하셔서

지인들에게 재료값만 받고 선물하시기도 하셨고

근무하셨던 학교 화단의 꽃도 대부분

아버님께서 직접 재배하셨다.

시골집 마당 한켠에는

늘 삽목해 놓으신 모종판이 조성되어 있었고

마당 양지바른 곳에는

여름이면 커다란 구형선인장, 공작선인장, 손바닥선인장 등이

커다란 꽃들을 피웠었다.

빨간 꽃을 피우는 제라늄도 좋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그 중에 제일 멋있어 보였던 것은

토방에 일렬로 늘어서서

커다란 얼굴로 가을을 풍성하게 장식했던

대국(大菊)이었다.

줄기 끝에 한 송이씩 커다란 꽃을 피우는 국화들.

일본 서적을 보시면서

손수 가꾸셨었다.

흰색, 노란색, 분홍, 빨강까지

화엽도 넓은 것과 실처럼 가느다란 것까지.

60년대에 국화 모종을 어디에서 어떻게 구하셨었는지는

너무 어려서 관심이 없었지만

그것이 아름답다는 것은 나이가 어렸어도 알았다.

아버님이 한없이 위대해 보였던 그 시절.

고향을 떠나 시내에 있는 학교로 전근하시면서

그 위대함을 잊고 살았지만

독립해서 내 집을 마련한 후에 생각해보니

대국에 대한 꿈은 잊지 않았었나 보다.

그러나 아버님처럼 꽃을 가꿀 수 있는 재능은 없고

전문서적을 탐독하지도 못했으니

가을이면 그저 화원에서 국화를 사오는 것에 그쳤을 뿐이었다.

그렇게 사날랐던 국화들을

꽃이 지면 봄에 마당에 심어두었다.

그렇게 마당의 한 식구가 되었던 아이들이

올해 다들 꽃을 활짝 피워서

올 가을 마당은 국화향이 가득했다.

노랑, 연분홍, 흰색까지.

국화와 구절초, 한라구절초에 야생 산국까지 뒤섞여

어느 것이 구절초고 어느 것이 국화인지조차

구분할 수조차 없었다.

마당 가득했던 그 향기 점점 스러지고

꽃도 하나 둘 시들어 갈 즈음

마당에도 서릿발이 섰다.

국화는 뿌리가 살아남아

내년에도 꽃을 볼 수 있겠지만

한 번 떠나신 분은 다시 오실 수 없다.

해마다 피는 국화처럼

기일에나 뵙기를 청해보지만

향로를 휘감돌던 향만 코에 스밀뿐...

그나마 남아계신 어머님마저

코로나로 인해 못 뵌지 일년이 되어 가는데

병원에서 전해주는 소식.

시들어 가는 국화꽃처럼

떠나 보내드릴 준비를 해야 하나보다.

저리 향기로웠던 국화가

매서운 찬바람 속에도 아직 채

다 시들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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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가을의 정취는 국화에서 찾아야 한다.

작년 가을 화분에서 생을 마친 국화꽃

뿌리로 살려보자 마당에 심었더니

노란색이나 자주색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한 색으로 꽃을 피웠다.

 

굳이 미당의 시가 아니더라도

쪽진 머리 빗어 내리던 내 누님처럼 청초한 국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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