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내림 인왕산에서

지역적으로 초속 20m가 넘는 태풍급 바람이 불었던 목요일.

오전에 내렸던 눈이 그치고

하늘에는 적당히 구름이 만들어졌다.

오후 들어 바람도 거세지고

바람이 닦아낸 하늘은

한 때 유리창처럼 푸르고 맑았다.

이런 날은 환상적인 노을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태풍급 바람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인왕산에 올랐다.

아뿔싸, 강풍 속에 중국에서 밀려드는 황사.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태풍급 바람은

기차바위 능선의 안전줄에도

불안하게 만들고

안경 밑으로 파고드는 먼지도 문제다.

해 질 녘이 되자

지평선에 깔린 짙은 구름과

뿌연 먼지 때문에 사라진 석양의 꿈.

대신 태풍급 바람 속에 건진 빛내림 몇 컷.

그 마저도 미세먼지로 인한 난반사로

선명하지 못함이 아쉽다.

자연이 늘 기대하는대로 보여준다면

그건 자연이 아님을 다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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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째 찌뿌둥해진 몸이 불안해 인왕산에 올랐다.

늦은 오후 해는 서산 문턱에 서성인다.

홍지문쪽 능선자락을 잡고 오를 때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늦가을의 따사로운 날빛이

북한산자락 평창동과 구기동을 넓게 감싸고 있었다.

능선길에 두껍게 깔린 노란 솔잎

두꺼운 발다닥에도 느껴지는 매끄러운 느낌

가벼운 바람에 코끝을 스치는 솔향

가슴속까지 청량해질 때

산머리에 짙게 걸린 구름띠 사이로

찬란한 빛내림이 시작된다.

빛의 장막에 갇힌 인천방향

기름좋이에 그려진 빛바랜 담채화처럼 고답적이다. 

이내 북쪽으로부터 차가운 바람과 함께 밀려 내려온 검은 구름

허공중의 난장을 가로 지르는 기차바위 능선의 밧줄조차 추위에 떨고 있다.

두껍게 하늘을 덮는 먹구름으로 어두워진 인왕산과 안산 정상

날은 비록 어두워졌어도

올라가 만날 어떤 사람조차 없는데도

홀로 인왕산 정상에 오른다.

인적도 끊기고

휑한 겨울바람만 가득한 정상

먹구름 가득한 하늘만 허허로이 보다가

이내 밤바람에 등떠밀려

더듬더듬 산길을 내려온다.

산과 하늘이 그리는 사진이 있을 뿐인데

자연이 그려낸 풍경의 일부분을 담았을 뿐인데

산과 하늘과 이를 담은 사진 속에 내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굴튀김 이론"에 맞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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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이 아름답게 보이면

내일의 맑은 태양이 뜰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저녁 노을에 처절하도록 가슴이 시려 오는 것은

오늘 할일도 채 마저하지 못한채

날이 저물기 때문입니다.

 

비록 환갑이 내일 모래인 셈치더라도

아름다운 것은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여유

그것이 저녁 노을이 불게 타오르는 이유입니다.

 

인왕산에서 만난 아름다운 저녁 노을 사진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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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녁 인왕산에 있는 서울산성 성곽이 만들어낸 그림입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자연그대로의 느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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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일 아침 6시

해마다 밤길을 더듬어 오르던 북한산이 부담스러워

올해는 인왕산에서 일출을 보리라 집을 나서다.

홍제동쪽 도심은 반공에 걸린 달빛 아래

불빛마저 졸고 있는 새벽 

인왕산 기차바위 능선에 뜬눈으로 여명을 맞는 눈길들

 제법 두껍게 쌓인 눈을 허리에 이고

 가파르게 엎드린 바위 능선의 눈발을 차고 오르는 매서운 칼바람 

 그 바람을 뚫고 멀리 하남 검단산 너머로

마침내 2010년이 붉은 머리부터 내밀기 시작한다.

 이내 반공중에 쟁반같이 둥근 얼굴로 자리 잡더니

 온누리가 그의 붉은 얼굴빛 아래 모습을 드러낸다.

새로운 면모로 새천년의 열번째 아침을 맞는 도심.

한폭의 동양화처럼 고색창연한 모습으로 깨어난 서울

마치 잔뜩 기름 먹은 유포지 위의 동양화처럼 매끄러운 얼굴이다. 

따사로운 햇살은 깊은 잠에 빠졌던 빌딩들을 깨워

다시금 살아나는 분주한 콧바람을 새벽하늘로 내뿜는다.

찬 새벽 아래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것같은 푸르른 서쪽 도심

보는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을 주는 삶의 양면을

2010년 원단 인왕산 정상에서 확인하다.

정상을 내려오는 길

요며칠 추웠던 날씨탓에 여전히 두껍게 쌓인 눈

성벽을 타고 내려오는 소롯길이 고즈넉하다.

조심 조심 내려오는 발걸음이 더욱 미끄럽다.

내려오는 길에 올려다본 까마득한 기차바위 능선

가파른 바위 위의 인공구조물이 더욱 위태롭게 보인다. 

 집앞 골목 어귀, 며칠 째 쌓인 눈을 치우지 못한 자동차 유리

어느 개구장이가 그려 놓은 것인지

눈위에 그린 재치있는 그림이 2010년을 경쾌하게 시작하게 한다.  

불행도, 서러움도, 부상도, 손해도, 범죄도 없는 더~부러운 세상,

2010년이여, 모두 다 손 잡고 어서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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