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5

빛내림

#빛내림 인왕산에서 지역적으로 초속 20m가 넘는 태풍급 바람이 불었던 목요일. 오전에 내렸던 눈이 그치고 하늘에는 적당히 구름이 만들어졌다. 오후 들어 바람도 거세지고 바람이 닦아낸 하늘은 한 때 유리창처럼 푸르고 맑았다. 이런 날은 환상적인 노을을 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태풍급 바람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인왕산에 올랐다. 아뿔싸, 강풍 속에 중국에서 밀려드는 황사. 미처 고려하지 못했다. 태풍급 바람은 기차바위 능선의 안전줄에도 불안하게 만들고 안경 밑으로 파고드는 먼지도 문제다. 해 질 녘이 되자 지평선에 깔린 짙은 구름과 뿌연 먼지 때문에 사라진 석양의 꿈. 대신 태풍급 바람 속에 건진 빛내림 몇 컷. 그 마저도 미세먼지로 인한 난반사로 선명하지 못함이 아쉽다. 자연이 늘 기대하는대로 보여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