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설경

가루라 2021. 1. 26. 10:18

#설경

최근 몇 년 동안

겨울은 참 인색했다.

눈은 물론 비조차 오는 날도

드물었다

겨울 가뭄이라는 말이 어울리게

포근히 쌓인 눈은

볼 수도 없었다.

물론 두껍게 쌓인 눈이

산동네 사람들을 힘들게도 하지만

눈은 골목 안 사람들을

모두 불러모은다.

일 년이 지나도

한 두 번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싶은 이웃

모두 나와 눈을 치우는 날.

골목은 비로소 생기를 띤다.

서로 안부를 묻고

눈인사를 나누는 제설작업.

사람이 살아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눈.

그 눈이

겨울을 따뜻하게 하는 날이다.

초벌을 치우고 제설제를 뿌리자

평지의 도로와 달리

언제 눈이 내렸었느냐는 듯

골목은 금세 깨끗해진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모자를 벗으면

김이 모락모락 솟는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는 눈송이에

더 아름답게 보이는 설경.

겨울이 주는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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