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서울의 저녁노을

가루라 2011. 8. 25. 03:06

2011. 08. 24. 저녁 인왕산에서

서울 하늘의 환상적인 저녁노을을 만났습니다.

또다시 비가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이런 날 산에 오르면 왠지 멋진 저녁노을을 만날 것만 같은 예감으로

저녁무렵 발걸음을 재촉하여 인왕산에 오르다.

그동안 수 없이 많았던 인왕산 산행에도 불구하고

인천 앞바다를 제대로 볼 수 없었으나

빛내림으로 인해 붉게 물든 인천 앞바다를 볼 수 있었다.

예사롭지 않은 하늘의 구름과 빛내림에 설레며

인왕산 정상으로 줄달음치다.

인왕산 정상에 오르자 빛내림으로 인해 

한강은 온통 금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금빛 용이 꿈틀거리듯 흐르는 한강위로

천상에 이르는 환상적인 빛내림의 길이 열리고

하늘은 점점 붉어지더니

금빛 한강은 핏빛으로 바뀌어 간다. 

구름을 뚫고 잠깐사이에 쏟아지는 햇살은 서울 도심의 정수리를 비추고

몸집의 반을 어스름 속에 숨긴 고층건물의 정수리가 햇빛 아래 생경하다.

마침내 시작된 하늘의 전위예술

캔버스가 따로 없는 전시미술처럼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천상의 그림들

물먹인 화선지에 물감을 뿌려놓은듯한 색번짐

넘어가는 해에 숨조차 멎을듯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에 연신 셧터를 쏘아댄다.

세로로도 쏘아보고

다시 가로로도 뉘어 본다.

붉은 해는 김포대교를 감싸안고 계양산 자락위에 살포시 내려 앉는다.

지친듯 구름에 가려 제 빛을 잃는가 했더니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듯 붉게 빛나고

어둠이 내려앉은 대지 품에 서서히 잠긴다.

대지에 잠긴 태양은 반쯤 남은 얼굴을 더욱 더 붉히고

마지막 한조각까지 삼킨 대지 위로

오늘의 흔적을 흩뿌린다.

대지의 목구멍 저 너머로 깊숙히 사라진 후에도

혼이 빨려들듯 불타는 저녁노을은 하산을 주저하게 하고

랜턴도 없이 내려오는 발길을 더욱 더디게 만든다.

촬영기종 : Nikon D80

사용렌즈 : Nikon DX 18-135 3.5-5.6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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