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경회루 설경입니다.

오랜만에 서울에 내린 눈

골목에 쌓인 눈을 치우고 카메라를 들고 나서니

벌써 도심 속 눈은 녹기 시작한 오후.

지붕 위에 쌓였던 눈들이 대부분 녹아버려서 아쉽지만

도시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라져버린 왕조

그 왕조의 이야기는 잃어버린 나라로 이어집니다.

백년도 넘은 이야기

그 오랜 역사의 흐름보다도

치욕의 36년 세월의 생채기가

지금도 너무나 크게 보입니다.

국토만 둘로 쪼개진 것이 아니라

마치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셋으로 갈린 것 같은 느낌?

그것이 그들이 이 땅에 유형으로 남겨놓은 상처보다도

우리의 의식 속에 남겨놓은 생채기가 더 깊어 보이는 요즈음.

경회루 후면부

경회루 전면부

잃어버린 왕조의 빈껍질도 허허로운지

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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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경회루

늘 보아도 물흐르듯 미려하고 단아한 모습

누가 담아도, 누가 보아도 항상 변함없는 자태

비록 건축에는 문외한이지만

문외한인 일반사람의 눈에도 촬영의 명소로 인정되는 것은

누가 언제 어떤 관점에서 보더라도

늘 거의 같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는 보편성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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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여러 정원과 후원 중 가장 주목받는 장소 중 하나인 경회루

연못안에 섬을 만들고 그 위에 큰 누각을 지었는 바

주역에 바탕을 둔 우주의 원리를 건축에 담고 있단다.

왕이 사신을 접대하거나 신하들과 큰 규모의 연회를 열 때 주로 사용하였다.

특히 활쏘기를 좋아한 세조는 연못 너머에 과녁을 설치하고

경회루에서 활을 쏘았는데 화살이 연못에 하나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활을 잘 쏘았다 한다.

특히 연회장인 경회루는 어린 단종이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눈물로 옥새를 내어 준 슬픔이 서린 장소이기도 하다. 

 

이제는 주인을 잃은 왕궁 경복궁

그 중 특히 경회루에만 오면 물에 비치는 누각과 소나무 때문인지

일종의 처연한 감을 느끼곤한다.

누각의 풍악소리로 떨었을 수면은 말없이 경회루를 품고만 있을 뿐....

 

<2011년 10월 30일 해질녁 경회루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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