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운암제 야경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 중외공원옆 운암제 야경입니다.

 

반영(反映, 反影), 호수의 수면에 비치어 반사하는 그림을 봅니다. 

반향(反響), 수면에 반영된 그림자가 내 마음에 영향을 미쳐 일어나는 반응을 봅니다.

물에 비친 그림자를 위로 치환하여 봅니다.

실물보다 더 아름다운 내가 거기 있습니다.

 

치환하였다는 전제에 얽메이기 전에는

시선은 늘 그렇듯 아랫쪽 수면에 머물게 됩니다.

수면에 반영된 그림자가 너무도 선명하여 무언가 이상하다는 작은 반향이 일어납니다.

치환되었다는 부연 설명에도 불구하고

물구나무 서기 전에는 위아래가 바뀐 사실이 크게 와 닿지 않습니다.

우리의 고정관념이 위에 드러나 있는 것은 레알(Real)이고

수면하에 있는 것은 그림자일뿐이라는 이분법에 사로잡혀있기 때문일까요.

아직 해거름의 그림자가 도심에 남아 있을 땐

수면의 반영이 마음에 반향을 그닥 일으키지 못합니다.

아직은 감성이 호수처럼 충만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건물에 불이 밝혀지고 가로등이 켜지고

호수에도 불이 밝혀지면

비로소 마음에도 반영으로 인한 반향이 일게 됩니다.

감성의 등불이 켜지는 것이지요.

너무 가까이 두면 마음에 이지러짐이 생길 일이 많아져서

왜곡된 반향이 일고

 

너무 멀리 두게 되어도

역시 마음에 사가 끼어 이지러짐이 심해집니다.

그래서 사람살이에 있어서도

반영에 반응하여 치우치거나 이지러지지않는 반향을 일으키려면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나 봅니다.

오늘밤 집근처 호숫가에 나가 수면에 비친 또다른 나를 찾아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