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원정 단풍

바쁜 일상에 기대어

멀리 단풍구경이나 단풍놀이를 갈 여유를 못내던 차

요맘 때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명소

도심 한복판 경복궁 향원정을 찾다.

 

향원정(香遠亭)

이름 그대로 단풍과 정자와 못이 어우러지는 가을의 향기를

멀리 멀리 퍼뜨리는 것 같은 명소 중의 명소

올해는 늦여름 풍성했던 강우량으로 인해

작년에 비해 단풍의 색깔도 훨씬 선명하고 풍성하단다.

 

 

 

 

 

 

 

해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늘어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사진 동호인들의 출사 명소로 각광을 받다보니

일부 몰지각한 진사들로 인해

절로 이마가 찌뿌려지는 일이 잦을 수 밖에 없다.

 

원하는 촬영 포인트를 찾아 출입금지선을 쳐놓은 안쪽까지 들어가

죽치고 앉아서 금지선 밖에서 조바심치는 사람들은 물론

경비원의 호각소리조차 안중에 없다.

내국인들의 이런 모습에 관광온 중국인들조차

덩달아 출입금지선을 넘기 일쑤다.

 

동호회를 빙자한 집단 군중심리

값싼 패거리문화의 한단면을 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하다.

 

그럼에도 붉게 물든 향원정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홀로 나선 향원정 단풍 출사길이 한층 가벼워진 반나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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