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눈오는 밤

가루라 2012. 2. 1. 23:08

일월의 마지막 날 뻥튀기만한 함박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퇴근 길 동문회 모임에 참석했다가

미끌어지는 발검을을 종종거리며

서둘러 귀가했다가

대문을 들어서자마자 카메라를 챙겨들고 나섭니다.

몇 컷 짝어보지도 못하고 이내 오그라지는 손과

얼음처럼 차가워진 얼굴을 감싸안고

집안으로 들어오고 맙니다.

마당에 제법 쌓인 눈

올 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장독대에 쌓였네요.

건너편 어둠 속 눈에 덮인 절이 깊은 산중의 산사를 방불케 합니다.

며칠 동안 따뜻했던 날 꽃망울이 제법 커졌던 목련

마치 눈꽃이 핀 것처럼 잔설이 남았네요.

가지를 덮은 눈을 담으려 카메라들 들고 나갔더니

심술굳은 바람이 벌써 다 날려 버려서

안타깝게도 생각했던 느낌을 담을 수가 없었어요. 

굵은 감나무 가지는 몸으로 바람에 저항하여

떠나려는 눈을 붙들었는지 그래도 제법 겨울나무의 티를 냅니다. 

나뭇가지에 걸린 달빛마져 눈을 얼릴만큼 차갑게 느껴질 무렵

자투리 시간의 설야 사진여행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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