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물달개비, 8년만에 다시 피다.

가루라 2018. 10. 16. 02:28

2010년도에 꽃을 피웠다가 그 이후 볼 수 없었던

물달개비가 8년만에 다시 피었습니다.

연꽃을 심기 위해 만들어 놓았던 작은 수조 속에 있었던

연꽃화분(플라스틱물확)을 올해는 수조에서 건져내어

마당에 두었습니다.

작년에 꽃을 보지 못하고 월동에 실패한 수련 대신

노랑어리연의 꽃이라도 볼 생각이었지요.




<물달개비>

외떡잎식물 닭의장풀목 물옥잠과의 한해살이풀

학   명 : Monochoria vaginalis var. plantaginea (Roxb.) Solms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타이완, 중국, 인도, 말레이지아

서식지 : 논이나 못의 물가

개화기 : 8~9월

이   명 : 물닭개비

영   명 : Sheathed Monochoria

효   용 : 한방에서는 뿌리를 제외한 식물체 전체를 곡초라는 약재로 쓰며

           고열, 해수, 천식에 효과가 있다.

어느 날 연꽃화분에서 못보던 떡잎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물옥잠의 이파리처럼 변해갔습니다.

뒤늦게 2010년도에 그 화분에서 물달개비가 피었었음을 기억해내고

물 속에 8년 간이나 잠겨 있었던 연꽃화분에서

종자가 썩지 않고 다시 발아했다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물달개비는 논농사에 있어서 가장 귀찮은 잡초이지요.

한해살이풀로 볼 때마다 뽑아내어도 매년 다시 자라서

농부들에게는 귀찮은 잡초일 뿐입니다. 

물달개비 발아

물달개비 전초

그러나 저의 눈에는 엷은 청자색으로 피는 꽃이

더할 나위없이 아름답게만 보이는 수생식물일 뿐입니다.

물달개비의 종소명 vaginalis는

잎의 기부가 줄기를 감싸는 잎집(엽초 : 葉鞘) 모양에서 유래하였고

변종명 plantaginea는 질경이의 잎을 닮은 데서 붙여진  라틴어랍니다.

물달개비라는 이름은 물에 나는 푸성귀라는 뜻의 일본명

미주나기(水菜)에서 유래한 것이라는데

닭의장풀의 한자명이 압척초(鴨跖草)이고

물달개비의 한자명이 압설초(鴨舌草)인 것에 비추어 보면

오리 혓바닥을 닮은 잎 모양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설도 있나 봅니다.

아래로 휘는 물달개비 꽃이삭

막 피어나는 물달개비 꽃

물달개비의 서식환경은

벼를 재배하기 위한 논의 물관리와 연관이 있나 봅니다.

논에 물이 빠지면 충매화로 화수분을 하지만

물을 가득 가두어 꽃이 물속에 잠기면 자가수분을 하는

특이한 생존전략을 가지고 있지요.

이를 위해 특별한 수술 하나를 가지고 있답니다.

물달개비는 1개의 암술과 6개의 수술을 갖고 있는데

6개의 수술 중 하나는 진한 청색으로

크고 수술대 한 쪽에 톱니같은 돌기가 있습니다.

그 특이한 구조의 수술 한 개가 불리한 환경조건에서

물달개비의 종족보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좁은 화분에 사진처럼 빽빽하게

싹을 티웠나 봅니다.

논바닥에 자라는 것이 아니라

화분 속에서 자라는 것이라

식물체 전체가 물속에 잠길 일을 없겠지만

물달개비 꽃의 구조는 변함없이 그대로 유지되겠지요.

원뿔형으로 익은 열매를 잘라보니

열매 하나에 이렇게 많은 종자가 들어 있습니다.

이 작은 종자가 8년 동안이나 물 속에서 썩지 않고 잠자다가

올해 짠 하고 싹을 틔웠다니

연꽃처럼 수생식물의 종자는 물 속에서도 썩지 않고

오랜 세월을 그렇게 견디는 강인한 능력이 있나 봅니다.

알면 알수록 신기한 식물의 세계.

지진과 해일, 화산폭발 등 날로 악화되어 가는 지구촌 환경 

그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법을

식물의 생존능력으로 부터 찾을 수 있을까요?


2010년 포스팅 물달개비 : http://blog.daum.net/milvus-migrans/1571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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