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사진/풍경사진

얼음장

가루라 2021. 1. 14. 00:12

#얼음장 패턴

열흘 이상의 강추위로

모든 것이 얼어붙었다.

한강과 수도계량기도, 경유차량의 연료호스도

심지어 염도가 높은 바닷물까지.

실개천 같은 백사실 계곡의 물도

단단히 얼었다.

계곡의 물이 얼었다고

계곡물의 움직임조차 멈춘 것은 아니다.

얼음장 밑을 흐르는 물은

얼음장에 다양한 멋진 그림을 그려낸다.

이 얼음장에 조명을 비출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운 그림이 될텐데.

빛이 없는 어두운 계곡에서

손각대로 담은 얼음결정 사진이 아쉽다.

디테일을 더 살려 담고 싶다.

위치에 따라 다른 다양한 패턴들.

얇은 얼음 밑에서 만들어지는 물거품에 따라

얼음장의 패턴도 달라질 것이다.

자연의 조화는

겨울이라고 쉬지 않는데

의욕과는 달리 쉬어야 하는 인생의 겨울.

자영업이나 개인사업이 아니면

몸과 정신을 쓸 수 있을 때까지 쓸 수 없는 걸.

은퇴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은

서글픈 일이다.

단단히 얼어붙은 얼음장 밑의 움직임처럼

내 마음도 꿈틀거리는데.

얼음장 밑까지 단단히 얼어버리면

계곡물은 얼음장 위로 흐른다.

얼음장 위로 흐른 물은

흐르면서 그 위에 또 얼음이 되고.

그렇게 켜켜히 얼어 두꺼워진 얼음장도

봄이 되면 녹기 시작하지만

인생의 봄이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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