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 학창 시절 장현이라는 가수의 '석양'이라는 노래를 좋아했었다. 가사에 석양이라는 단어는 단 하나도 없지만 음률과 장현의 음색은 물론 가야 할 사람을 떠나보내며 쿨하게 안녕이라고 말해야겠다고 석양을 보내듯 그렇게 읊조리는 가사도 좋았다. 당시에 유행하던 팝송 중에서도 해 질 때는 더 조심하는 게 좋다고 우리 집 뒷 계단을 슬그머니 배회하는 것을 내가 발견할지도 모른다고 쿨하게 내뱉듯 노래하는 Gordon Lightfoot의 'Sundown'을 좋아했었다. 일출보다 석양을 더 좋아하는 것은 노래들이 그래서가 아니다. 해가 뜬 걸 맨눈으로 쳐다볼 수는 없다. 그러나 해 질 녘부터 해 진 후까지 낱낱이 볼 수 있는 석양은 내가 해를 볼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순간들이다. 그러니 우울한 사람만이 석양을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