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능소화

가루라 2010. 8. 10. 00:16

우리집에 입양된지 삼년만에 올해 처음 꽃을 피웠습니다.

시들지도 않은 꽃이 뚝뚝 떨어지는 것이 처연해 보이고

꽃이 떨어질 때면 주변이 지저분하다고 아내는 마당에 심는 걸 반대했었습니다.

집사람의 생각과는 달리 크고 심플한 꽃 모양이 나는 좋았고

형체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장렬하게 떨어지는 것 같은 기개가 좋았고

여름 비에 우수수 떨어진 능소화를 보지 않고서는 여름을 난 것 같지가 않아서

능소화 묘목 식재를 강력 주장했었습니다.

마침 미친병에 걸려 죽은 대추나무를 뽑아내지 못하고 있던 참이라

밑둥 근처에 심었더니 대추나무 등걸을 꼭대기까지 타고 올라

드디어 올해 세가닥의 가지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러 덩굴줄기가 대추나무만큼 굵어졌을 때면

능소화를 바라보는 그 사람의 생각이 지금의 나의 그것과 같을까요 ?

자연이 인간에게 걸어오는 대화는 늘 똑 같을 터인데

인간은 그 때 그 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닌지 ?

그래서 꽃이름에 양반꽃이내, 기생꽃이내 하는 이명이 생기는게 아닐까요 ?

능소화의 이명에 얽힌 얘기는 지난 글에서 언급했으므로 생략합니다. 

 

<능소화>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능소화과의 낙엽성덩굴식물

학   명 : Campsis grandiflora (Thunb.) K. Schum.

원산지 : 중국

이   명 : 금등화(金藤花), 양반꽃, 기생꽃

영   명 : Chinese trumpet creeper,Chinese trumpet creeper F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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