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돌양지꽃

가루라 2014. 7. 2. 19:42

척박한 바위 틈이나 등겉에 피는 돌양지꽃

이 맘 때 일찍 찾아온 더위에 흠뻑 젖은 몸으로 바위산을 오르다보면

밝은 미소로 산객을 맞는 돌양지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른 봄에 피는 양지꽃부터 눈양지, 민눈양지, 세잎양지, 솜양지, 물양지, 은양지, 좀양지

그리고 가락지나물, 딱지꽃, 개소시랑개비, 좀개소시랑개비에 이르기까지

Potentilla속(양지꽃속)식물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양지꽃만해도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 18종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전문가가 아닌 한 그들 모두를 금방 구별하기는 쉽지 않고

특히나 참양지꽃과 돌양지꽃은 동정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참양지꽃은 잎 뒤면이 돌양지꽃보다 더 하얗고

열매 밑에 달린 털이 수과보다 짧은 것으로 돌양지꽃과 구분 짓는다 합니다.

그러니 둘을 서로 구분하려면 동시에 놓고 봐야하고

또 자연상태에서 생육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면

그것조차 반드시 옳다고 주장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마추어는 아마추어영역이, 프로는 프로 영역이 따로 있는게 아닌가 싶네요.

 

 

<돌양지꽃>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Potentilla dickinsii Franch. & Sav. var. dickinsii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전남, 강원, 경기, 평북, 함남, 함북

서식지 : 표고 500미터 이상 산지의 바위 겉, 틈

개화기 : 6~8월

꽃   말 : 사랑스러움, 화사함, 봄

이   명 : 암생위릉채, 돌양지

효   용 : 어린 잎은 식용하고 관상용으로 정원의 돌틈에 심어 가꾼다.

사실 일반인으로써는 양지꽃의 구분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얼핏 눈에 들어와 마음 속에 남은 느낌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한 줌의 흙 밖에 남아있지 않은 메마른 바위 겉 표면이나

갈라진 바위 틈에 간신히 뿌리를 내리고

밤새 내린 이슬이나 산을 타고 넘는 구름 속의 물기를 머금어

힘들게 꽃을 피워내는 돌양지꽃

야생화의 강인한 생존력을 그대로 읽을 수 있는 꽃이라는 느낌 말입니다. 

우리나라 어느 산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꽃이지만

지리산 노고단의 경우 야생화 탐방로 개방의 척도를 돌양지꽃의 생육상태로 판단 하기도 한답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져서 돌양지꽃의 개체수가 줄어들면 탐방로를 폐쇄하고

큰 변화가 없으면 계속 개방한다는 식이죠.

아마도 최소한의 수분만으로도 살 수 있는 돌양지꽃이지만

척박한 모래땅이나 바위 겉,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므로

원하지 않은 인간의 간섭으로 인해 생존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돌양지꽃-북한산 형제봉> 

UN생물다양성협약의 보고에 따르면 지구에 생존하는 약 150만종의 생물 중

향후 20~30년 내에 약 25%가 추가로 멸종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통계적으로 매년 약 500종의 생물이 소멸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데

생태계 교란종의 창궐이나 먹이사슬 파괴에 따른 특정 생물의 개체수 폭주가

인류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 보여주기도 전에

우리는 그것들이 우리의 삶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조기 은퇴와 미취업 또는 실업상태의 장기화로 인해

산을 찾는 인구나 야생화 탐방을 취미로 하는 사람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혼자나 소수의 인원보다는 집단화하는 경향으로 인해

평상시 사람들의 왕래가 드문 곳까지도 그들의 발길 아래 초토화되는 사례들도 확인되고 있답니다.

어쩌면 식물의 보존을 위한 식생을 연구조사하는 식물학자들의 수 보다는

사진으로 담기 위해 산을 찾는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지 싶습니다.

어쩌면 지금처럼 흔하디 흔한 돌양지꽃조차도 명종위기종으로 분류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그런 날의 도래를 늦추기 위해

무리지어 산을 찾는 대규모 등산동호회 활동이나

야생화 사진동호회의 출사를 지양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돌양지꽃-수락산>

 <양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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