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昆蟲世上

산제비나비

가루라 2016. 9. 7. 00:42

우리 동네에 날아온 산제비나비

대형 나비 중 하나인 호랑나비과의 나비들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치 바람에 실려가는 듯한 편안함을 느낍니다.

아마도 큰 날개로 하늘을 표표히 나르는 모습에서

그런 것을 느끼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산제비나비>

절지동물 나비목 호랑나비과의 곤충

학   명 : Papilio maackii Menetries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사할린, 아무르 대만

서식지 : 산지의 계곡


그래도 흡밀을 위해 꽃에 앉았을 때도

날개짓을 멈추는 적이 없습니다.

그 때마다 햇빛에 반짝이는

녹색과 청남색으로 반짝이는 금속성 광택

그것이 산제비나비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산제비나비는 주로 중나리, 누리장나무, 무궁화, 곰취 등에서 흡밀을 합니다.

봉평 허브나라농원에서 만난 산제비나비는

얼마나 많은 왕백합을 찾아다녔는지

뒷날개 앞면에 백합 꽃가루가 잔뜩 묻어 있네요.

허브나라에서 만난 산제비나비는

산속의 험한 날개짓에 꼬리가 거의 닳아 없어질 정도임에 반해

우리 동네 찾아온 아이는 뒷날개 꼬리가 아직은 성해 보입니다.

특이하게 작은 유홍초에 붙어 흡밀을 합니다.

집 마당에서 이 아이를 보는 것도 처음일뿐더러

유홍초에서 흡밀하는 것을 보는 것도 처음입니다.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날개로

더 없이 우아한 못짓으로 창공을 날던 산제비나비도

날개 선두리가 갈래갈래 찢어지고 뜯겨 나가면

이젠 그 최후가 가까워짐입니다.

눈앞에서 버둥거리는 거대한 몸통의 산제비나비

만신창이가 된 이 아이의 날개를 보면

얼마나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표표히 날으는 모습을 보고

그저 한없이 우아할 것으로만 생각했던 산제비니비의 쇠락한 모습에서

한 때 여왕처럼 우아하셨지만

지금은 쇠락한 노구를 요양원에 의탁하고 계신 분이 생각납니다.

노후의 삶은 인간에게나 곤충에게나 꼭같이 힘든 일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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