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昆蟲世上

호리병벌

가루라 2016. 11. 4. 00:18

호리병벌이 우리집 마당의 흙을 훔쳐가네요.

주인의 허락도 없이 침발라가며 둥그렇게 말아서는

앞발과 턱 밑에 감추고 훔쳐갑니다.

호리병벌은 고운 흙에 자신의 침을 섞어서 집을 짓습니다.

집 모양을 호리병 모양으로 짓거나

벽이나 바위의 움푹 꺼진 틈에 짓기도 하는데

입구를 호리병 주둥이 모양으로 만들어서 호리병벌이라고 부르나요?


<호리병벌>

절지동물 벌목 호리병벌과의 곤충

학   명 : Eumenes decoratus (Smith, 1852)

분포지 :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지

대부분의 곤충과 마찬가지로 보통의 벌은 가슴과 배가 바로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호리병벌은 배와 가슴 사이에 호리병같은 가는 연결부위가 있습니다.

이런 허리 모양을 보고 호리병벌이라고 부르나 봅니다.

국생종에 등록되어 있는 우리나라 서식 호리병벌은 8종이 있고

8종의 호리병벌의 외관상 모양이 거의 비슷합니다.

생존에 적합한 구조로 진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놓고 보면

호리병벌의 이러한 신체구조는 생존을 위해 특화된 것이겠지요.

그러나 이러한 구조로 어떤 신체적 잇점이 있는지는 찾을 수가 없네요.

체장에 비해 날개의 폭이 작아서 몸무게를 줄이려 그렇게 진화된 것일까요?

지켜보는 나의 궁금증은 아랑곳 하지 않고

우리집 마당의 흙을 훔쳐가기 바쁘기만합니다.

금세 또 팥알만하게 흙을 뭉쳐서는 날아가 버립니다.

노랑어리연을 심어 놓은 수조의 흙과 연줄기는 까치가 훔쳐가고

마당의 흙은 호리병벌이 훔쳐가고

거덜내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다만 그 시간이 영겁이 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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