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무늬백화등키우기

가루라 2019. 6. 24. 00:37

몇년동안 잘 자라던 백화등이

어느 해 겨울을 못 넘기고 동사한지 오래 되었습니다.

그 이후 집안에서는 백화등의 달콤한 향기를 맡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백화등의 향기를 무척 좋아했지만

그 향기를 위해서는 다시 사야 하고

또 월동에 대한 고민을 해야만 했습니다.

고양국제꽃박람회에 갔던 길에

꽃이 져버려 상품성이 없는 무늬백화등을

티켓에 덤으로 주었던 쿠폰 두 장으로 그냥 가져왔습니다.


<백화등>

쌍떡잎식물 용담목 협죽도과의 상록활엽덩굴식물

학   명 : Trachelospermum asiaticum var. majus (Nakai) Ohwi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남부, 일본

서식지 : 고산지의 고목 또는 바위

개화기 : 5~6월

꽃   말 : 하얀 웃음

이   명 : 백화마삭줄

영   명 : Whiteflower asiaticum jasmine

효   용 : 잎과 줄기를 해열, 강장,진통 등에 약재로 쓴다.

최근 약 한 달 동안 어머님의 중환으로 고향을 빈번하게 다녀오게 되었고

중환자실의 면회시간을 기다리다

대기시간에 인근의 여기저기를 다녀오게 되었었지요.

어린시절부터 동네 돌담 사이에 자라던 마삭줄을 흔하게 보았었지만

담양의 명옥헌 원림과 미암사당 그리고 화순 만연사, 세량지 등을 갔던 길에

여기저기 피어 있는 백화등을 보면서

옛날 마삭줄을 볼 때 그 중에는 백화등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당시에는 꽃을 본 적이 없어서

마삭줄은 꽃을 피우지 않는 것으로 알았거든요.

사실 당시에는 야생에서 자라는 꽃식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고작해야 학교나 아버님께서 가꾸시던 사랑채 앞 화단에 심어진 화초의 이름 정도나

알고 지내던 시기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구조적으로는 성냥갑처럼 답답하고

 사회적 유기체로 보면 갈등구조를 유발할 수 밖에 없게 느껴지는

아파트생활을 청산하고

작지만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입주하게 되면서

다시 어린 시절의 향수처럼 야생화들을 키우기 시작하고

야생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도 벌써 20년이 되었네요.

그 과정에서 마삭줄처럼 생겼지만

마삭줄과는 다른 향기로운 꽃을 피우는 백화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지요.

바람개비처럼 생긴 미색의 꽃모양보다는

오로지 그 향기에 반해 7, 8년 정도를 키웠었나 봅니다.

그렇게 동사했던 백화등처럼

한 때 우리집 마당의 식구였다가 사라진 꽃들이

수십종이나 되고 보면

한 동안 화원을 거의 참새가 방앗간 찾듯하기도 했었네요.

당시에 샀던 백화등은 거의 대품에 가까워서

가격도 제법 높게 주고 샀었지만

그렇게 동사해버려서

다시는 사지 않으려 했었습니다.

4년 전쯤 대화가 통하는 화원 아낙의 언변에

분재형 초설마삭을 사서

겨울이면 실내에 들여 놓아야 하지만

화분이 작으니 큰 무리가 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백화등도 작은 것을 사서 분재형으로 키우면

부담이 덜할듯 싶었던가 봅니다.

말 그대로 한줄기의 작은 백화등.

많은 꽃을 볼 수 있는 대품만 생각했던 것이

한줄기의 작은 무늬백화등으로도

집안 가득 향기를 채울 수 있다는 걸 몰랐었네요.

꽃이 다져버린 아이를 거저 줍듯 가져왔었는데

벌써 두개의 꽃줄기에서 꽃을 계속 피워 집안 가득 향기를 채웁니다.

어쩌면 이 아이가 키우는 재미를 듬뿍 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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