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昆蟲世上

일본광채꽃벌

가루라 2020. 9. 21. 01:26

#일본광채꽃벌

<일본광채꽃벌>

절지동물 벌목 꿀벌과의 곤충

학   명 : Ceratina japonica Cockerell, 1911

서식지 : 죽은 나무 속이나 줄기에 집을 짓고 산다.

크   기 : 성체 몸길이 약 8mm 정도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고

우리집 마당을 찾아오는 곤충들에 자연히 시선이 가는 시간도 늘었다.

마당에 있는 모든 꽃들은 이름을 불러 줄 수 있으니

그 꽃을 찾아드는 곤충들의 이름은 여전히 모르는 것 투성이다.

해마다 봄부터 가을까지 가장 많이 찾아 오는 꽃등에 종류들이

올해는 잘 보이지 않는다.

기후변화 탓일까?

대신 뻔질나게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작은 욘석에 시선이 갈 밖에.

자료를 검색해 보니 일본광채꽃벌이다.

크기도 고작 8~9mm 정도로 작다.

지금 마당에 피는 가장 작은 꽃 세잎쥐손이와 함께 담아야

비로소 그 크기가 가늠이 된다.

광택이 있는 몸에 배 부분의 황금색 줄이 돋보인다.

그 작은 몸집으로 꿀을 흡밀한들 얼마나 빨까?

그 작은 날개로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는 게 얼마나 힘들까?

게다가 짧은 주둥이를 가진 일본광채꽃벌이

긴 빨대 같은 흡입관을 펼치는 부전나비와 흡밀 경쟁을 하는 것은

애시당초 게임이 안되는 것.

그래도 화심에 머리를 박고 꿀주머니를 헤집는 게 안타깝다. 

흡밀한 꿀은

작은 날개짓을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는데도 쓰일 것이다.

그래서 한 꽃에 머무르는 시간이

나비 무리보다는 긴 것 같다.

일본광채꽃벌은 국수나무처럼 속을 쉽게 파낼 수 있는 나무줄기 속에

방을 만들어 꿀과 화분을 저장해서 애벌레를 키운다.

세상의 온갖 생물들이 주어진 숙명처럼 살아가는데

자연의 시간은 변함없이 흘러간다.

식물은 화분과 꿀을 내어주는 대신에 곤충들의 도움으로 종자를 맺고

곤충들은 월동을 위해 또는 산란을 위해

열심히 꽃가루와 꿀을 채집할 것이다.

코로나의 지구촌 확산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시간은 변함없이 흐르는데

전염병에 발목 잡힌 인간의 삶이 멈춰진 속에

그 동안 보기 힘들었던 자연의 진면목이 보인다는 보도는

씁쓸하게 만든다.

따지고 보면 인간도 자연의 일부였음에도

애써 이를 무시하고 자연을 극복해야 하는 대상으로 간주해왔던 인류.

어쩌면 성경이나 예언서가 말하는 심판의 날이

정말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마당에 날아든 작은 일본광채꽃벌의 흡밀을 위한 날개짓을 보며

멈춰진 인간의 시간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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