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더덕더덕 피었던 더덕꽃이 지고
종자가 익어갈 무렵
화분 속에서 자란 더덕이 꽃을 피웠다.
덩굴식물인 더덕이 무색하게
고작 키도 20cm도 채 되지 않은 작은 더덕 순
온시디움을 심어둔 화분에
언제 더덕 종자가 떨어졌었는지
봄에 싹을 틔우고
비록 키는 작아도 실한 잎을 내보였다.
그러더니 제 잎보다 두 배 이상은 커 보임 직한
종모양의 꽃을 세 개나 짊어졌다.
덩굴이 지기는커녕
줄기가 꺾일 만큼 여리고 작은 더덕순
하는 수 없이 지주핀을 꼽고
줄기를 붙들어 매어 꽃을 살렸다.
그 여린 몸으로 커다란 꽃을 세 송이나 피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알기에
더덕의 생명력에 그 정도 손길은 주어야
경외지심을 새길 수 있을듯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