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도 없다. 꽃이라고 볼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어려운 물오리나무 꽃. 6.25전쟁 직후 황폐화된 산들의 산림녹화와 사방사업에 어린시절의 나도 제법 동원되었었다. 속성수로 유용한 아카시나무나 오리나무들이 주로 산에 심어지는 수종이었다. 초등학교 방학과제물이 아카시나무 종자 채종인 적도 있었으니 벌거숭이 산을 지금처럼 울창한 산으로 바꾸는데는 고사라 손도 한목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당시만해도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 있어서 였는지 오리나무를 야막나무라 불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일본어로 ヤシャプシ(야샤뿌시)가 어떻게 그런 발음의 이름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 오리나무가 이 오리나무가 아니고 사방오리나무라고 따로 있다는 걸 안 것은 최근이다. 이 사진 속의 꽃은 사방오리나무가 아닌 물오리나무 꽃이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