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모이통만들기 몇 년 전 마당에 구멍을 파는 서생원을 잡겠다고 저녁에 끈끈이쥐덫을 놓은 적이 있었다. 이른 아침 쥐덫에 붙여 놓은 알곡을 먹으려던 딱새 암컷 한 마리가 쥐덫에 붙었다. 바들바들 떠는 새가슴을 보며 쥐덫을 놓은 것에 얼마나 자책을 했던지. 다행히 끈끈이를 주방용세제로 닦아내고 날개를 말려서 살려냈었다. 반나절이 지나 손바닥에 올려 놓으니 마당 위를 포로롱 날아가는 데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그 후로 다시는 마당에 새모이를 주지 않았다. 마당에 떨어진 곡물에 꼬이는 서생원이 싫어서다. 대신에 새모이대를 사다 걸까 궁리만 하다가 모스크바 출장 중 흰 눈에 덮힌 공원에서 본 페트병을 잘라만든 새모이통이 생각났다. 막상 만들려고 보니 개똥도 약으로 쓰려면 없다더니 집안에 다 쓴 페트병 하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