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겹꿩의 다리

가루라 2009. 4. 6. 08:51

작년에 비싼 대가를 치르고 영입하였더니

여리디 여린 줄기가 너무 가냘퍼서인지

꽃이 시들자 마자 이파리와 줄기가 말라버려서

내심 돈만 날렸다 싶었습니다.

 

빈 화분으로 두기가 아까웠던지

집사람은 분갈이도 않은채 다육이를 꺾어다 심어 놓아

다육이 때문에 겨울내 실내에 두고 물만 조금씩 주었더랬습니다.

 

어느 날 다육이 사이로 가느다란 꽃대가 나오길래

찬찬이 보니 글쎄 돈값을 하는 것인지

죽은 줄 알았던 겹꿩의 다리가

길다랗고 가냘픈 다리를 올리고 있지 뭡니까 !

 

다육이를 냅다 뽑아 내고 낮 동안 햇볕을 쪼이고

물을 맞추어 주었더니

자연의 변하지 않는 섭리를 상기시켜 주듯

네송이의 꽃을 함빡 피워 냅니다.

 

올해는 잘 키워내어 내년에는 실한 줄기로 키워야 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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