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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승리, 신형전차군단에 감동하다

가루라 2010. 7. 4. 13:54

 

70~80년대의 우리나라 축구는 독일형의 킥앤드러쉬(Kick & Rush)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좌우에 빠른 윙어를 배치하여 좌우 빈공간에 한번에 길게 볼을 찔러 주고

빠른 스피드로 뛰어 들어가거나 드리블링해 들어가 좌우에서 센터링을 올리고

 머리 또는 발로 우겨 넣는 경기

그래서 스피드있는 차범근, 키가 큰 김재한선수에 열광하였고 

단조롭지만 스피디한 공수의 반복으로 박진넘치고 스릴있는 최고의 경기로 꼽았었다.

더구나 대표적인 공격수 갈색폭격기 차붐의 독일 진출로

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의 단순하지만 스피디한 큰그림의 경기에 매료되어 밤잠을 설치기도 했었다.

우리는 언제나 저런 스피디한 윙어가 나오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센터포드가 나오나 !

 

아기자기하게 잔 패스로 경기를 만들어 가는 남미축구를 보면

사람이 잘아보이고 스케일이 크지 않다고

현란한 드리블링에도 불구하고 그리 썩 맘에 들어하지 않았다.

늘 월드컵의 우승후보 1,2순위는 남미의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꼽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랬던 독일 축구가 이번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확실히 달라졌다.

여전히 독일축구의 기본인 스피드와 파워는 기본으로 남겨두고

남미식 현란한 드리블링과 파워풀한 미들필더를 중심으로 공격권을 장악하는 변화를 과감히 채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독일 신형전차군단이라고 불리울만큼

파워넘치는 스피드, 돌파력, 투지 등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예상을 뒤엎고 메시와 이과인, 테베스로 대표되는 남미축구의 정수 아르헨티나를

무려 4 : 0으로 대파했다.

 

누가 있어 서너명을 거뜬히 제켜 내는 드리블의 마법사 매시를 막을 수 있는가

누가 감히 코뿔소처럼 저돌적인 테베스를 막을 수 있는가.

어느 누가 약은 이과인을 혼자 막을까

 

독일 전차군단은 '누가'가 아닌 '우리가'로 답을 내 놓았고

그 '우리'가 특출한 개인을 철저히 봉쇄하여 승리를 일궈내었다.

공격수들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과 수비수의 적극적인 오버랩핑

 

체구에 맞지 않은 헐렁한 양복과 얼굴을 덮는 굴레수염의 전통을 고수하는 마라도나와 대비되는

우수에 젖은 듯한 눈동자, 브이넥의 예술가타입의 복장을 한 감성리더 뢰브감독의 차이

그 차이가 만들어낸 전통적 독일축구의 변화와 조직력의 승리가 아닐까 !  

 

독일이 2010 남아공월드컵의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