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세상 사는 이야기

한국VS그리스전 관전기

가루라 2010. 6. 13. 15:08

 

http://sports.media.daum.net/cup2010/live/matchvod/slide.html?gameId=8&vodId=112&articleId=119

 

장맛비처럼 비는 내리고 그 빗속에서 샤우팅하기에는 너무 기울어버린 나이를 핑게로

딸내미와 함께 TV앞에 앉았다.

나이가 들수록 심장이 약해지는 것일까 ?

전반전 휘슬이 울리는 순간까지도 부부겔라 소리조차 천둥처럼 가슴을 짓누른다.

첫번째 위기를 넘기고 마침내 꾀동이 이영표선수 왼쪽 코너 골라인 근처에서 프리킥을 얻어내고

셀틱 진출이후  늘 제일 안쓰러웠던 기성용선수 프리킥을 준비한다.

골문전을 비추는 화면에 골라인에서 뒷걸음치는 이정수선수가 보이는 순간

나는 소리쳤다.

야, 이정수가 한골 넣을 것 같은데 !

그리스의 백넘버 9번 하리스테아스선수 뒷걸음치는 이정수선수를 멀찌감치 바라보며 놓치고 있다.

순간 기성용의 발을 떠난 볼은 존디펜스를 하는 그리스 선수사이를 비집고

오른발을 내민 이정수의 발에 제대로 걸려 골망을 뚫듯이 날아간다.

골이다 ! 골 골 골인 !!!

머리털이 곤두서는 전율을 느낀다.

아, 이래서 나이든 어르신들이 축구경기를 보다가 심장마비가 되는구나.

곁에서 지켜보던 딸내미는 천둥처럼 소리친다.

와우~ 아빠가 말한대로 골 넣었어.

이 놈아, 아빠는 예상했던 결과가 데자뷰처럼 들어 맞아 전율이 일어서 죽는 줄 알았다 야!

 

아무튼 온 몸을 경직시키는 긴장과 흥분으로

후반 박지성선수의 프리미어리거다운 환상적인 드리블과 추가골에도

끝까지 긴장으로 손에 땀을 쥐었지만

리스전 무결점 승전극으로 인해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날려버린 유쾌한 밤이었다.

 

박주영이라는 걸출한 공격수로 인해

그리스의 센터백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우리 진영으로 올라오지 못했고

수차례의 코너킥 상황에서도 사람을 놓지지 않은 우리의 수비진이나

상대의 공격루트를 사전에 차단한 미들필더들

그리스의 수비진을 뒤흔들어 놓은 좌우 윙들

모두 제몫을 단단히 해내 이루어낸 첫판승이어서 더욱 기분이 좋다.

 

이 기분 그대로 쭉~ 4강까지 이루어 지기를....

Dream come tru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