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행차/국내명소

낙산사-관음신앙의 성지

가루라 2011. 10. 28. 10:34

강화 보문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한국 관음신앙의 3대 성지중의 하나

낙산사를 돌아 보다.

 

대형산불로 넘실대는 화염에 맥없이 스러져가던 천년고찰과

동종마저 녹아내리는 뜨거운 불길을 화면으로조차 느꼈던 2005년 봄

그 때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이

말끔이 복원되었다.

그것도 단원의 <낙산사도>의 고증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한다.

 

오래전 동해안 해안도로를 따라 남행하는 길에

자투리 시간을 내어 의상대와 홍련암만을 보았을 뿐

낙산사가 이 정도로 규모가 있는 사찰임을

비로소 알게 되다.

 

낙산사는 신라 문무왕 11년인 671년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되었다 한다.

중국에서 돌아온 의상대사가 동해 오봉산 관음굴에

관음보살진신(觀音菩薩眞身)이 상주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오봉산을 찾아 파랑새의 도움으로 찾아낸

지금의 홍련암 법당 밑 동굴인 관음굴에 수결을 하고 7일동안 묵상에 든 연후

관음보살을 친견함에 그 자리에 절을 세우고

관음보살이 설법을 펼치는 보타낙가산에서 이름을 따와

낙산사라 불렀다 한다.

 

일주문을 통해서 진입하는 정문이 아니고

후문으로 진입하는 주차장에 내려서면

맨 먼저 망망대해인 동해를 면하고 의연히 서있는

의상대를 만나게 된다.

평일임에도 많은 참배객과 여행자들로 붐비는 속에

낙산다래헌을 지나 의상대에 이르자

건너편 암반위에 자리잡은 홍련암과

그 위로 거대한 해수관음상, 관음전이 보인다.

01

02

03

04

05

낙산 다래헌 

낙산사 주차장 

홍련암 원경 

해수관음상과 관음전 

관음전과 홍련암 원경 

홍련암 가는 길, 관음보살상에 동전을 붙이면 소원이 이루어 진다나,

가족의 안위를 위해 동전을 붙이려 온 정성을 다하는 아낙의 손길이 너무도 진지하다.

당초문과 연화문, 뇌운문 등 여러 문양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단청이

시선을 붙잡는다.

연하당이다.

2005년 대화마로 소실된 법당과 전각들을 복원하면서

신축한 것이란다.

연하당 앞에서 건너다 본 홍련암

평일임에도 신도들로 넘쳐난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출현하여 더욱 영험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불자들이 찾는다고 한다.

10여년 전쯤 홍련암에 들렀을 때

법당 바닥에 만들어 놓은 작은 뚜겅 밑으로 바닷물이 드나드는 굴을 보았었는데

그 사이 신자들이 너무 많아져서 여행자는 아쉽게도 드려다 볼 수가 없다.

01

02

03

홍련암 

홍련암 

홍련암의 금동불상 

의상대와 홍련암 사이 암벽 여기저기에는

자생하는 아름다운 해국(海菊)을 볼 수 있다.

 홍련암을 돌아 나와 본격적인 낙산사 탐방에 들어 간다.

오봉산 골을 흘러내린 조그만 연못을 면하고

보타락, 보타전 그리고 우측에 지장전이 자리하고 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의 지형 덕에

보타전은 2005년 대화마에도 전혀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사찰에 가든 단청을 먼저 보게 되는데

언제 어느 곳에서 보아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당초문과 연화문, 기하학적 무늬의 반복적 나열

눈을 고정하고 계속 응시하면 빠져드는 느낌이 든다. 

보타전의 전면 모습이다. 

 깨끗한 단청, 외관으로 보아 지장전은 신축건물처럼 보인다.

 보타전에서 보타락(寶陀落)을 보면 바다가 보인다.

안타깝게도 스모그로 인해 사진으로는 식별이 되지 않지만....

그런데 이 이층 누각을 왜 떨어질 락(樂)자 보타락이라 했을까 ?

부처(보타)가 떨어진 누각이라 ???

 보타전 외벽에는 의상대사의 일대기를 소재로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고 한다.

 약간의 오르막 능선을 오르면

원통보전, 보타전내 관음상과 함께 관음성지문화재중의 하나인 해수관음상이 불쑥 솟아 오른다.

 의상대와 함께

낙산사의 상징물이기도 한 해수관음상

1972년에 착공하여 약 700여톤의 화강암을 들여 1977년 완성하였다고 한다.

높이 16m, 둘레 3.3m, 최대너비 6m에 이르는 거대 석상

왼손은 감로수병을 받쳐 들고 오른손은 가슴께로 올려 수인(手印)을 짓고 연화대 위에 서 있다. 

 해수관음상 바로 아래 절벽위에는 관음전이 있고

특이하게 법당 안에 불상을 모시는 대신 유리창을 통해 해수관음상을 모시고 있다. 

01

02

03

04

관음전 

유리를통해모신관음 

관음전과 해수관음상 

해수관음상 

전방은 지평선조차 먼 막힘없는 동해바다

사방이 탁트인 낙산사의 가장 높은 지대

해수관음상은 동해를 면하고 동남방으로 멀리 의상대를 굽어보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시인 고은은 "동해 낙산사"라 했나 ! 

북쪽으로는 바로 앞 설악해수욕장과

길게 뻗은 정암해수욕장, 끝이 물치해수욕장이다.

간밤 일행 모두가 서울에서는 즐길 수조차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회를 양껏 즐겼던 물치항과

물치항회센터가 희미하게 보인다.  

나즈막한 야산의 건너편에 원통보전 등이 보이고

얕은 골안에 자리잡은 보타전과 보타락이 내려다 보인다. 

원통보전쪽 원경 

 보타전과 보타락 원경

원통보전쪽 능선으로 만들어진 소로를 따라 가다보면

솟을대문같은 구조에 문이 없고

특이한 문양의 문틀과 지붕만 있는 작은 대문을 만난다.

오른쪽에 자연석과 흙이 어우러진 시골집 토담같은 모양의 담장을 따라

하얀 구절초가 만발해 있고

이 특이한 문양의 문에 이르는 길이 "꿈이 이루어지는 길"이란다.

낙산사를 순회하는 모든 사람들은 이 길을 지나게 되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마치 꿈을 이루기 위해 순례길을 걷는 것처럼 느껴진다. 

 안내표지판을 본 이들은 특이한 문양의 이 문을 통과할 때

마음 속으로 이루고 싶은 꿈을 그리며

보통 사찰의 문에는 없는 문지방을 조심스레 넘는다.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가다가

문지방에 걸려 넘어질까봐 조심스럽게 넘으라고 붙여진 이름일까 ?

 이 곳에서도 지장전과 보타전이 내려다 보인다.

저 멀리 해수관음상으로 오르는 길도 보이고

비록 날씨 탓에 쪽빛 바다는 담을 수 없지만

희미하게나마 잿빛 바다를 볼 수 있다. 

 꿈이 이루어지는 길을 지나오면

우측에 원통보전이 보이고

새로 신축한 응향각등 많은 전각들이 빼곡하다.

원통보전과 7층석탑의 탑두가 정겨운 구조의 담장너머로 보인다.

사찰에서는 보기 드문 양식으로

조선 초기의 담장 타입인 원장(垣墻)이란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꿈을 이루는 길 쪽 외장은 자연석과 흙을 섞어 쌓았고

 내장은 기와와 황토를 차곡차곡 쌓아 올려

기하학적 문양과 황토색이 정겹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시간관계상 건칠관세음보살상을 봉안한 원통보전 안까지 드려다 보지 못하고

대문에서 7층석탑의 일부를 담은 사진만 담고 오게 되다.

 원통보전 주변에 신축한 전각들

 문의 구조가 특이하다.

신축 건물인 근행당(勤行堂) 

금산사에서 만났던 사천왕상과는 약간 다른 모양의 사천왕상

천왕문을 통해서 보이는 해를 맞이하는 누각이라는 빈일루 

01

02

03

지국, 증장천왕 

광목, 다문청왕 

천왕문에서 본 빈일루 

대화마로 조선 예종 때 만든 동종까지 녹아버려서

2006년 동종을 새로 복원하고

세검정 지붕과 같은

십자형팔작지붕으로 아름다운 범종루를 복원하였다. 

 빈일루의 조계문을 나오면 오른쪽으로 멀리 세조 13년인 1467년 축조되었다는 홍예문이 보인다.

 

누각 아래 아치형 구조의 석문을 성곽처럼 쌓아

경내와 경외를 구분하고 있는데

석문을 축조하는데 사용된 26개의 장방형 화강암은

세조의 뜻에 따라 당시 강원도 26고을에서 각각 1개씩 공출한 것이란다.

 

인륜에 반하는 왕위찬탈로 왕이 되었던 세조가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재위중 북방개척과 왕국의 균형발전을 도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런 치적의 의미가 낙산사 홍예문에도 걸려있는 것일까 ?  

일행들의 재촉 전화로 일주문쪽으로 나가보지 못하고

출발했던 후문쪽으로 다시 내려와

낙산사 순례를 아쉽게 마무리한다. 

보타락과 보타전 전면 좌측 

다래헌과 해우소 

낙산사 경내 찻집 다래헌에는 오유지족(吾唯知足)이라는 글씨가 붙어 있다.

나는 오직 족함을 알 뿐이다라

너와 내가 만족하면 더 이상 바랄게 없다는 것이다.

나도 만족, 너도 만족, 우리 모두가 만족하는 마음의 끝은 어디일까 ? 

'강호행차 > 국내명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경복궁 향원정의 만추  (0) 2011.11.01
갈천약수터, 구룡령을 넘다.  (0) 2011.10.31
진고개, 설악 한화콘도  (0) 2011.10.27
의상대  (0) 2011.10.26
석촌호수   (0) 2011.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