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신갈나무의 꽃, 충영

가루라 2013. 12. 11. 00:43

신갈나무에 생전 처음 보는 빨간 꽃이 피었습니다.

예전에 백사실계곡 신갈나무에서도 색깔은 연두색으로 다르지만

같은 형태의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그 때는 단순이 이파리가 기형으로 자란 줄 알았었는데

청옥산 정상에서 빨갛게 물든 꽃처럼 생긴 것을 또다시 보고나서야

이것이 신갈나무에 붙은 충영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사전을 찾아 보니 벌레 충자 혹 영자 충영(蟲癭)은

곤충이나 선충(線蟲) 등의 동물 및 균류의 기생에 의한 자극으로 생긴 벌레혹이라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오배자라하여 염료로 쓰기도 하는 붉나무에 진딧물이 기생해서 생긴 충영

그리고 콩과식물의 뿌리에 생기는 뿌리혹박테리아도 충영이랍니다.

 

과학적으로는 이것이 식물의 자구행위의 일종이라는 설명도 있네요.

벌레나 균류의 총체적인 공격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곤충이나 균류가 이미 착생한 곳에 영양을 공급하여 열매형태나 꽃모양으로 자라게 함으로써

이미 침공을 받아 더 이상 기생할데가 없으니 들어오지 말라고

말하자면 데모하는 거랍니다.

일종의 식물계에서 볼 수 있는 도마뱀 꼬리자르기인 셈이죠.

참 식물도 영특하죠.

 

자연을 알면 알수록 신비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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