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빨간 열매조차 아름다운 배풍등

가루라 2014. 1. 12. 00:28

배풍등(排風藤)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야생초입니다.

한자 이름을 그대로 풀어 쓰면 바람(風邪)을 물리치는 등나무처럼 생긴 식물쯤이 되겠지만

이 식물이 풍을 치료하는데 효험이 있다는 한방적 효과로 인해 붙여진 것으로 보입니다.

너무 관념적인지 모르겠지만 이름만으로도 왠지 선비적인 느낌이 납니다.

 

갈라진 가지에 원뿔모양의 취산꽃차례로 꽃이 달리는데

다섯장의 하얀 꽃잎이 발라당 뒤로 젖혀진 모양이 작고 귀엽습니다.

하얀 꽃잎의 화심에는 원형으로 점점이 어우러진 녹색 무늬가 선명한 청량감을 주는데  

얼핏보면 같은 가지과 식물인 까마중과 흡사하여 형태만 놓고 보면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익지않은 초록색 열매까지도 까마중의 그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배풍등은 설하홍(雪下紅) 또는 설홍이라는 다른 이쁜 이름도 있듯이

완전히 익은 열매는 까마중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죠.

빨갛게 익은 열매가 눈 속에서 루비처럼 투명하게 빛난다고 설하홍 또는 설홍이라 부르는데

먹음직스럽게 익은 열매는 직박구리 등 새가 좋아해서 눈속에도 온전히 달려있는 것을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진 속의 열매는 우리집 마당 주목(朱木)을 타고 올라가 달린 것입니다.

겨울철 눈속에 달린 빨간 열매를 담으려 줄까지 매어 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새들의 먹이가 되어 지금은 흔적조차 없네요.

주렁주렁 달린 잘 익은 열매는 투명하리만큼 빨간 색깔도 예뻐서

꽃꽂이의 부제로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배풍등>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가지과의 덩굴성 반관목

학   명 : Solanum lyratum var. pubescens NAKAI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일본, 대만, 인도차이나 등지

서식지 : 산지 양지쪽 바위틈

개화기 : 8~9월

꽃   말 : 참을 수 없어

효   능 : 유독성식물이나 입과 줄기를 약제로 쓰며 해열, 이뇨, 거풍 등의 효과가 있어서

           감기, 학질, 풍습병, 관절염, 황달, 수종, 소변불리, 종기 습진 등의 치료에 사용함.

이   명 : 설하홍, 설홍, 생약명으로 배풍, 촉양천, 백초, 백영, 천등롱으로 불린다.

 

 

 

 

'무위자연 > 植物世上'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잎쥐손이  (0) 2014.01.16
진주목걸이를 걸어 보실래요 ?  (0) 2014.01.13
그저 해바라기만 하는 삶  (0) 2014.01.11
장대여뀌  (0) 2014.01.10
칡꽃의 향기  (0) 2014.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