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그저 해바라기만 하는 삶

가루라 2014. 1. 11. 12:05

해바라기라는 단어를 보면 어떤 장면이 연상되나요.

 

저는 쏘피아 로렌과 넓은 평원에 가득핀 노란 해바라기로 대변되는

해바라기라는 영화의 관념적 이미지에 사로잡혀

한두개체만 심어져 있는 해바라기에는 특별한 감흥을 느끼진 못했나 봅니다.

 

화면을 꽉 채울많큼 넓은 초원에 가득 핀 해바라기

전쟁으로 인해 되돌릴 수 없게 만들어진 이별의 슬픔

그리고 그 이별을 현실로 받아드려야 하는 관객의 아픔까지도

전통적 관념의 설정 아래 만들어졌던 영화였지만

너무도 오래되었던 까닭에 줄거리는 기억에 없고

드넓은 평원에 끝없이 펼쳐진 해바라기에 대한 기억만 남아있었나봅니다.

 

저의 경우는 살면서 나 자신을 구속하는 관념과 편견이

잡초에 불과한 식물이나 화초들을 사진으로 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땡볕 속에서도 앵글파인더를 끼우고 납짝 엎드려

지면 가까이 붙은 지피식물까지 드려다 보게 만들고

 

홀로 서 있는 해바라기에도 깊은 눈길을 주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동네 산책길에서 만난 홀로 외로이 서있는 해바라기입니다.

직경이 30cm 전후되는 일반적으로 흔히 보는 해바라기는 아닙니다.

게다가 상부에서 줄기가 분지되어 가느다란 꽃대에 그리 크지 않은 꽃이 핍니다.

해바라기하면 냄비뚜겅만한 육중한 꽃이 큰 키로 내려 누르는듯한 중압감을 주었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꽃의 크기도 작은 것은 국화꽃만한 것에서부터 직경이 60cm에 이르는 것까지

지구상에 약 52종의 해바라기가 있답니다.

2m가 넘는 굵은 줄기에 단 한송이의 꽃만을 피우던 흔한 해바라기 외에도

요즈음은 관상용으로 여러종의 해바라기들이 국내에 도입되었나 봅니다.

지난해 가을 백석동길에서 담은 아래의 해바라기도

예전에 흔히 보던 종은 아닌데 학명은 어느 것이 맞는지 알 수가 없네요.

 

학명이 무언들 어떻겠습니까.

그저 전봇대와 나란히 홀로 서있는 해바라기

때로는

혼자서라도 일편단심 해바라기를 하는 삶 그런 삶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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