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동고비

가루라 2014. 12. 1. 23:14

계룡산 관음봉에서 동고비 한쌍을 만났습니다.

추운 날씨 탓인지 워낙 종종 거리고 다니는 바람에

진면목을 제대로 담을 수가 없네요.

나무줄기를 자유자재로 기어 다니는 특이한 기술을 가진 새로

등산객들이 밴치에 앉아 있으면 머리를 아래로 향하고도 나무등걸에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자유낙하의 법칙이 동고비에게만은 예외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청계산에서 처음으로 사진에 담은 후

등산 중 몇차례 조우하기도 했지만

너무 날쌘 움직임에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습니다.

 

다행히 이번 계룡산 산행 중 바로 눈앞에서 보여준 귀여운 몸짓을 담았습니다만

아쉽게도 칠흙같이 어두운 날 감도를 최대한 높여서 담았는데도

쨍한 사진이 못 되었습니다.

그래도 나무등걸을 자유자재로 붙어 다닐 수 있게 만드는

날카롭고 튼튼한 발톱만은 제대로 볼 수 있었네요.

 

<동고비>

척삭동물 참새목 동고비과의 조류

학   명 : Sitta europaea L.

서식지 : 산지 숲 또는 도시공원

분포지 : 아시아, 유럽, 북아프리카

영   명 : Nuthatch

요즈음 평일에도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짐에 따라

산에 사는 조류들도 인간과 트고 지내려는 간 큰 개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 중 검단산의 곤줄박이는 등산객의 손바닥에 앉아 땅콩을 주어 먹을 정도로 친숙해졌고

청계산의 동고비는 산객들이 쉼터에 앉아 먹거리를 꺼내놓기가 무섭게 어디선가 나타납니다.

때로는 우리 인간이 그들의 자연 속 삶에 너무 깊게 관여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먹이활동이 원할하지 못한 겨울철 먹이주기는

생태계 유지를 위해서도 어느 정도는 용인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줌에 포옥 쥘 수 있을 만큼 작고 동그랗 모양의 동고비

늘 나무등걸에 붙은 윗부분만 보아서

꽁지깃에 아름다운 무늬를 숨기고 있는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게다가 통상은 아랫면은 흰색이라는데

겨울철 보호색을 띤 것인지 가슴부분은 하얗고 꽁지쪽으로는 노랗게 변했습니다.

산행 중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는 동고비

혹시 산행중 이 아이를 만나거든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쉬어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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