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鳥類世上

이집트거위(Egyptian goose)의 꿈

가루라 2014. 8. 23. 15:19

남아공 프레토리아대학 캠퍼스에서 만났던 이집트거위

야생기러기를 가금류로 길들여 키운 거위는 크게 3가지 원종이 있답니다.

유럽거위, 이집트거위 그리고 우리가 키우는 중국거위가 그것입니다.

사하라사막과 나일계곡에 야생하던 거위를 고대 이집트인들이 가금류로 길들였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길들인 툴루스거위(Tulouse goose)는 땅딸막하고 통통한 진한 회색이고

통상 우리가 기르는 중국거위는 희고 키가 왠만한 아이만큼이나 크죠.

세 종의 거위를 놓고보면

이집트거위가 덩치는 가장 작지만 깃털이 가장 멋있어서 관상적 가치가 커보입니다.

그래서 고대 이집트인들은 이를 신성시하여

오늘날 발굴되는 그들의 예술품에도 자주 등장하지요.

유럽에서도 색깔이 이뻐서 관상조수로 가져다 기른 것들이 탈출하여

야생에서 종종 볼 수 있다네요.

 

 

<이집트거위>

기러기목 오리과의 척추동물

학   명 : Alopochen aegyptiaca L.

원산지 : 사하라, 나일계곡 등 남부아프리카

분포지 : 남부 아프리카, 유럽

영   명 : Egyptian Goose

제가 어렸을 때 시골 동네에는 거위를 기르는 집들이 꽤 많았었습니다.

이 놈들은 보기보다 성격이 꽤 거칠어서

외부인들을 보면 공격적으로 달려들어 부리로 쪼는 통에 멀리서 찢어질듯한 소리만 들어도 공포 그 자체였죠.

긴 장대를 가로로 걸쳐 놓거나 사립문처럼 거의 형식적인 대문이었던 당시의 시골집은

사실상 대문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거위는 이런 빈 집을 지키는데도 제법 기여를 했거든요.

게다가 소리는 어찌나 크던지

모르는 사람이 드나드는 걸 공격적인 부리와 소리로 알려주는 가축이었습니다.

그러나 거위는 물속에서 교미를 해야 착란을 알 수 있어서

마을 주위에 있던 미나리깡이 사라지면서 거위도 우리 주변에서 사라지나 봅니다.

유럽거위는 아직 직접 본적이 없는데 이집트거위도 그 소리는 거위와 다를 바 없습니다.

쉰한 거친 소리로 연속해서 숨기쁘게 뱉어내는 소리가

우리가 떼까우라 부르던 거위와 진배 없습니다.

떼를 쓰듯 요란하게 울어대는 그들의 소리는

어쩌면 더 이상 날지 못하는 꿈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럽거위는 아직 직접 본적이 없는데 이집트거위도 그 소리는 우리나라의 거위와 다를 바 없네요.

쉰듯한 거친 소리를 연속해서 숨기쁘게 뱉어내는 소리가

우리가 떼까우라 부르던 거위와 진배 없습니다.

떼를 쓰듯 요란하게 울어대는 그들의 소리는

어쩌면 더 이상 날지 못하는 그들의 꿈을 이야기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집트거위

이집트거위

그래서 제대로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비명에 간 젊은 주검들이

거위의 꿈과 맞닿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날짐승이 인간의 손에 길들여져 더 이상 날지 못하는 서러움이...

힘있는 세력들과 서로 부딪치며 사는 틈바구니에서

개개인은 그런 상황을 쉽게 외면하고

혼자 삭히고 살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이기 때문에

거위의 꿈이 더 슬프게 다가오나 봅니다.

다른 세상에서라도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게

하루 속히 원 없는 세상으로 날려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럽 툴루스거위(Toulous goose)> 

01

02

03

유럽거위 

유럽거위 

유럽거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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