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오동나무

가루라 2015. 5. 9. 00:29

연보라색 빛깔이 참 고운 오동나무 꽃입니다.

아프리카의 진한 보라색 봄빛을 전해주던 자카란다가 생각나는군요.

그러나 자카란다처럼 노골적이지도 않고

보라색인듯 하얀 오동나무 꽃은 수수한 시골 아낙네를 닮았습니다.

오월의 바쁜 들녁에 새참을 머리에 이고 나가는

시골 아낙의 치마자락처럼 펄럭이는 종모양의 통꽃

원뿔모양꽃차례로 피는 무수히 많은 꽃들이

분주한 오월의 시골 아낙 같습니다.

 

<오동나무>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현삼과의 낙엽교목

학   명 : Paulownia coreana Uyeki

원산지 : 한국 울릉도(참오동)

분포지 : 한국 중부 이남

서식지 : 마을 인가 근처

꽃   말 : 고상

영   명 : Korean Paulownia

효   용 : 목재로 장롱, 상자, 악기를 만든다.

           한방에서는 동피(桐皮) 또는 동목피(桐木皮)라하여 열매 및 줄기, 가지와 뿌리의 껍질을 약재로 쓴다.

           타박상, 종기, 단독, 습진, 피부염, 치질, 삔 상처 치료에 쓴다. 담석증, 위궤양, 위염, 소장염, 대장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

           진해, 거담, 천식에도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 고유종인 오동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가구재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 세그루를 심었다고 합니다.

10년이면 목재로 쓸만큼 속성으로 자라는 오동나무를 베어 출가할 때 장롱을 만들어주고

가야금, 거문고, 장구통 등 악기를 만들기도 하고

죽어서 갈 저승의 집으로 오동나무 관을 쓰기 위해서였다네요.

울릉도가 원산지인 우리 고유종인 참오동은

꽃잎에 길이방향으로 줄무늬가 있다고 합니다.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두가지 꽃을 놓고 보아야만 구분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오동나무는 겨울에 황갈색의 털에 둘러쌓인 동그란 꽃눈을 만들어둡니다.

봄이 되면 두번째 사진에서 보듯 작고 동그란 황갈색 꽃눈에서

커다란 종모양의 꽃이 피어나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게다가 주렁주렁 달린 열매며

여름이면 그늘을 만들어주는 커다란 잎까지

시골집 뒷뜰에 심어 기르기에 딱 맞는 나무입니다.

<오동나무 열매와 잎>

옛날 촌락의 동구에서부터 골목입구, 앞뜰, 뒷뜰에 심어진 나무를 보면

우리의 생활상을 대충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공산품이 활발하게 거래되던 때가 아니었으므로

대부분 스스로 자급자족하던 시대의 생활상이 여실히 녹아있는 것이었죠.

그래서 어쩌면 그 시절이 더 감성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크고 시원시원한 오동잎이 가을 밤에 툭툭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당연히 이런 유행가가 어울리지 않겠어요?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 밤에

어디선가 들려 오는 귀뚜라미 울음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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