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자연/植物世上

동자꽃 키우기

가루라 2015. 8. 3. 23:16

올 봄 긴 가뭄으로 인해 키가 제대로 자라지 않아서

꽃을 제대로 보지 못할 줄 알았던 동자꽃

뒤늦게 내린 장맛비로 촉촉히 젖은 땅에서 제 세상을 만난듯

단 한주에서 곁가지를 키워내고 꽃을 활짝 피웠습니다.

 

동자꽃은 산지의 반그늘 습기가 많은 곳에 자랍니다.

마사토에 거의 종일 해가 드는 마당에 심어져 있던터라

심산의 생육조건과는 달라서 번번히 제대로 자라지 못했었습니다.

 

우리집 마당에 입식된지 3년째

처음에 심었을 때에 비해 키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산지의 비옥한 토양조건에 비해

현저하게 척박한 마당이라 그런가 봅니다.

 

 

<동자꽃>

쌍떡잎식물 중심자목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학   명 : Lychnis cognata Maxim.

원산지 : 한국

분포지 : 한국 전역(전남북, 경남북, 충북, 경기, 강원, 황해도, 평북, 함남)

서식지 : 산지 반그늘 습기가 많은 곳

꽃   말 : 기다림

이   명 : 전추라, 칠엽전추라

영   명 : Lobate Campion

효   용 : 관상용,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전추라라는 약재로 쓰는데 해열, 발한, 해갈에 효과가 있다.

꽃이 지면 담장 밑 반그늘로 옮겨볼까 생각도 했었지만

관상용으로 심어두고 보는 까닭에 잘 보이지 않는 위치에 심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새가 좀 빠질 것 같습니다.

비록 배양종 야생화라 하더라도

생육조건은 식물이 본래 자라던 환경에 맞추어 주는 것이 좋겠지요.

그래서 아무리 생존력이 강한 야생화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화초처럼 도심 속 마당에 심어 기르는 것은 쉽지 않나 봅니다.

어떤 식물은 주인이 좀 게을러서 물을 지나치게 많이 주지 않는 것이 필요하고

어떤 종은 물이나 영양을 제 때 공급해주지 않으면 바로 죽어버리니

식물을 제대로만 키워낸다면

그것은 인간을 대하는 태도 이상으로 값진 인성을 배우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야생화를 키우다가 그런 인성을 덤으로 얻게 된다면

더 더욱 좋은 것이겠지만

꽃의 발화나 발색(發色)이 주는 느낌을 그대로 받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를 보상받는 것이 아닐까요?

산골 오지나 섬으로 유배되었던 선비들이 난을 기르며 마음을 가다듬듯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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